유한양행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표적항암제 YH42946(JIN-A04) 및 면역항암제 YH32364(ABL104)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지난 29일(현지시각) 포스터 형태로 발표했다.
YH42946은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및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 계열의 항암제로, HER2 엑손 20 삽입을 포함한 다양한 돌연변이와 HER2 증폭/과발현, 그리고 EGFR 엑손20 삽입 변이에 대해서도 우수한 항종양 활성을 보였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의 HER2 및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는 기존 TKI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매우 제한적이다.
이번 학회에서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팀이 YH42946의 비소세포폐암의 EGFR 엑손 20 삽입 변이에 대한 항암효과를 환자유래 세포(PDC)를 포함해 다양한 세포실험 기반 주요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YH42946은 기존 HER2 엑손 20 삽입 변이에 대한 활성뿐만 아니라, EGFR 엑손 20 삽입변이에 대해서도 넓은 범위에서 억제 효과가 확인되었다.
YH42946은 유한양행이 2023년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신약 후보물질로, 현재 HER2 및 EGFR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다.
YH32364는 유한양행과 에이비엘바이오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이중 작용 면역항암제로, EGFR을 발현하는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동시에, T세포 활성 수용체인 4-1BB를 자극해 면역세포의 항암 활성을 증가시키는 작용 기전을 보인다.
세포기반시험(in vitro) 결과, YH32364는 EGFR을 발현하면서 KRAS 변이를 가진 폐암, 대장암 세포에서 경쟁 약물 대비 T세포 활성화를 비롯한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다. 두경부암 종양세포에서는 anti-PD-1 항체와의 병용 시 효능을 확인하였다. 동물모델에서는 종양 내 면역세포 침윤 증가 및 종양 미세환경 개선, 면역 기억을 통한 장기적인 항암 효과와 함께 표준치료제와의 병용을 통한 우수한 내약성 및 항종양 효능도 확인했다. 유한양행은 전임상 효력시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EGFR 발현 고형암 환자에 대한 유망한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H32364는 2025년 4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상반기 중 임상시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AACR 2025 브리핑 모습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기전 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Nesuparib)’과 표준치료요법과의 병용요법이 위암 동물모델에서 종양 크기를 비투여 대조군(Vehicle) 대비 최대 99.3%까지 감소시키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 회사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5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위암 적응증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네수파립은 암세포의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파프(PARP, Poly ADP-ribose polymerase)와 암의 성장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탄키라제(Tankyrase, TNKS)를 동시 저해하는 이중기전 신약후보물질이다. 기존 PARP 저해제는 BRCA 변이를 포함한 HRD(상동재조합결핍) 상태의 암세포에 주로 효과를 보였지만, 네수파립은 PARP뿐 아니라, Wnt 및 Hippo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해 HRD 여부와 관계없이 암세포 증식을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5대 발병 암종임에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위암을 대상으로 세포 및 동물모델을 통한 비임상 연구로 진행됐다.
이달 초 AACR에서 공개한 초록에서는 HR(상동재조합)이 정상인 위암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네수파립은 기존 PARP 저해제 올라파립(Olaparib) 대비 최소 28배 이상의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NA 복구 기능이 정상인 KATOIII 위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에서 네수파립 단독 투여군은 종양 크기가 비투여 대조군(Vehicle) 대비 57.2% 감소했다. 또 위암 표준치료제 이리노테칸(Irinotecan)과 병용 투여 시, 네수파립은 92.4%의 종양감소를 나타냈다. 반면 올라파립은 단독 투여군과 병용군에서 비투여 대조군 대비 각각 30.1%, 60.7% 감소하였다. 이는 네수파립이 올라파립 대비 매우 우수한 종양 감소 효과를 보여준 결과다.
HER2 양성인 NCI-N87 위암세포를 이식한 동물시험에서는, 네수파립 단독 투여군이 비투여 대조군 대비74% 종양감소를 보였고, 이리노테칸과 병용 투여 시는 비투여 대조군(Vehicle) 대비 99.3%에 달하는 종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전체 위암 중 HER2 양성 환자는 약 10~25%를 차지하고 있으며 HER2 유전자는 세포 성장 조절에 관여하며 과발현 시 예후가 불량하다. 국내 전이성 위암 환자 중 약 16.6%만이 HER2 표적치료제 대상이며, HER2 양성 위암은 여전히 의료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이는 HER2 표적 치료제 허셉틴(Trastuzumab)이나 ADC 계열 약물 엔허투(Enhertu)에 이어 네수파립이 위암의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네수파립은 기존 PARP 저해제와 달리 HR 상태와 무관하게 위암에서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으며, 위암 표준치료제 중 하나인 이리노테칸과 병용 시 Vehicle 대비 최대 99.3%의 종양 감소율을 보여 Hippo pathway 관여를 통한 위암 신약 후보로서 높은 가능성도 확인했다”며 “PARP와 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기전 차세대 합성치사 항암제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AACR에서 발표한 결과를 바탕으로 네수파립은 지난 3월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을 수 있었다”며 “치료 옵션이 부족한 위암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빠른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수파립은 2021년 미국 FDA로부터 췌장암 희귀의약품 지정도 받은 바 있으며, AACR에서 비임상 결과를 발표 후, 전이성 췌장암 1차 치료제로 1b/2상을 진행 중이다. 자궁내막암을 적응증으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요법이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한혜정 파로스아이바이오 미국 법인 대표(가운데)가 AACR 2025에서 ‘PHI-501’의 난치성 폐암에 대한 항암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29일(현지시각)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Cancer Research, AACR 2025)에서 글로벌 혁신 항암 신약 ‘PHI-501’의 난치성 폐암 항암 효능을 확인한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PHI-501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KRAS 변이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PHI-501은 암세포의 성장을 유도하는 pan-RAF/DDR 이중저해제로 두 표적에 강력한 항암 활성을 나타낸다. 특히 BRAF V600E 변이 또는 DDR1 단백질이 과발현된 세포에서는 10nM 이하 IC50 수준인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암세포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PHI-501은 기존 승인 치료제인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 sotorasib)에 내성을 보이는 난치성 폐암에서 뛰어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루마크라스는 KRAS G12C 변이 폐암 환자에게 사용되지만 치료 과정에서 내성이 발생해 효능이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PHI-501은 BRAF V600E 돌연변이, CCDC6-RET 융합, KRAS Y95D/N·H95Q/B/D·R68S 변이 등 다양한 내성 모델에서도 암세포 증식을 강력히 억제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실제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PHI-501을 경구 투여했을 때 76%에 달하는 종양 성장 억제율(TGI)을 보여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항암 효능이 확인됐다.
PHI-501은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자체 AI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활용해 개발한 난치성 고형암 치료제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기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악성 흑색종과 난치성 대장암에서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BRAF, KRAS, NRAS 돌연변이를 가진 고형암에서 뛰어난 치료 효능이 확인되기도 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PHI-501의 임상 1상 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한 이후 국내 대표 임상시험수탁(CRO) 기업 씨엔알리서치와 임상시험 위탁계약 체결했다. 이어 글로벌 유전체 분석기업 마크로젠과 정밀의료 혁신을 위한 동반진단(CDx)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PHI-501’ 1상 시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쏟고 있다.
한혜정 파로스아이바이오 미국 법인 대표는 “이번 발표로 난치성 폐암 환자의 암세포 증식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PHI-501의 치료 효과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며 “PHI-501에 대한 신속한 임상 추진과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PHI-101과 PHI-5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DD) 받은 바 있다. 이 중 PHI-101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이 신청해 식약처로부터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PHI-101은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국내 제53번째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