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총 23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미국 내 제조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수입품 관세 부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노바티스는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내 6개의 신규 제조공장과 4개의 기존 시설 확장 계획을 밝혔다. 이 중 일부는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시설이며,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는 새로운 연구개발(R&D) 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다.
현재 엔트레스토(Entresto, 심부전 치료제), 키스칼리(Kisqali, 유방암 치료제) 등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포함한 노바티스 제품은 전 세계 33개 생산시설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번 미국 내 확장은 특히 미국 판매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략 강화 차원에서 추진된다.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 노바티스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고통스러운 요소임은 맞지만, 이번 투자의 주된 동기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 시장을 위한 약물을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신규 제조시설 중 2곳을 암 치료제 생산용으로 플로리다와 텍사스에 각각 설치할 예정이며, 나머지 4곳의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프로젝트는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엔지니어·과학자 등 숙련 인력 1천 명, 건설 및 지원 인력 3천 명 규모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회사는 또, 미국 전체 사업에 대한 총 투자 규모가 향후 5년간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제조·R&D를 포함한 복합적인 전략투자로, 노바티스는 이 계획을 통해 미국 제약시장 상위 5대 기업 진입을 목표로 한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이 곧 의약품 수입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경고한 직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 후 내내 미국 내 제조 활성화를 강조해왔으며, 제약사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에 의약품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해왔다.
노바티스 외에도 미국 제약사 엘리 릴리(Eli Lilly)는 27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계획을, 존슨앤드존슨(J&J)도 생산시설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