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수술 전 영양상태가 좋은 환자는 수술 후 회복도 빠르고 합병증 발생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이성 척추암 환자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영훈(교신저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방청원 전문의(제1저자) 연구팀은 최근 신경학적 증상으로 수술을 받은 전이성 척추암 환자 75명의 수술 후 보행 기능과 예후를 평가했다.
기존 연구들은 전이성 척추암 수술의 결과를 보행 여부로 판단하는 등 단순화하는 데 그쳤는데, 연구팀은 더 복합적인 요인과 수술 예후와도 상관성을 분석했다.
정형외과 수술의 합병증 분류 시스템을 적용하고 다변량 분석 결과 보행 기능의 개선은 수술 전 장요근 지수(PMI, psoas muscle index)와,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은 수술 전 영양 상태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장요근 지수는 영상검사로 근육량의 감소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평가인데, 암환자의 근감소증은 수술 후 예후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요근은 척추와 엉덩이를 연결하는, 즉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중요한 근육으로 장골근, 대요근, 세요근을 통틀어 일컫는다.
최근 암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면서, 암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이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암 환자의 70%는 척추 전이를 경험하는데, 과거에는 척추 전이암이 말기라 생각하고 심한 통증에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효과적인 표적항암제 도입 등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척추 전이암이 진행되면 환자의 거동이 어려워지고 생존율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극적 치료가 고려된다.
방청원 전문의는 “연구 결과, 수술 전 양호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꾸준한 근력 운동이 수반되어 척추 주변 근력을 잘 보존한다면 전이성 척추암 수술을 받더라도 안전한 수술뿐만 아니라 수술 후 신경 회복 잠재력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영훈 교수는 “원발암 종류와 환자마다 전신 상태가 달라 척추 전이암을 수술로 치료할 지 여부는 쉽지 않은데, 이번 연구로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이 높은 환자를 정확히 확인한다면 수술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신경외과 학회지’(Acta neurochirurgica, IF=2.2)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