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 소민 현텍엔바이오 최고과학기술자(CTO) 공동 연구팀은 난치성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한 금속 나노입자 기반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소화기 내에서 만성적이고 산발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 위장관 절제술 및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나 다양한 발병 요인으로 인해 기존 소염제와 항체 면역억제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존 치료제가 갖는 한계의 대안으로 우수한 무기 나노입자들이 치료제 후보군으로 거론되었으나 금속의 체내 축적 및 독성에 대한 우려,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약물전달체계의 부재로 임상 적용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산(産)·학(學)·연(硏)·병(病) 공동연구를 통해 철 원소를 도입해 기존 세륨 기반 약품 대비 세륨 함량 및 독성을 크게 감소시킨 산화철-세리아 나노입자와 이를 염증성 장질환의 위장관 내 병변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경구투여제 ‘산화철-세리아 나노타블렛’(Iron-Ceria Nanotablet, CFNT) 복합체를 개발했다.
복합체는 산화철-세리아 나노입자의 클러스터화 및 장용성 코팅을 통해 경구 흡수부터 배출까지 나노입자의 안전성, 병변 내 국소적 전달, 항염 효과 및 장기손상 회복 등의 치료효과를 보였다. 약물전달체계는 나노입자를 위산으로부터 보호하고 장내 pH에 맞춰 염증성 병변에 국소적으로 전달한다. 이로써 소화기 염증 및 장기 손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경구 투여의 편의성 및 안전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나노타블렛의 염증성 장질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급성 전장염을 유도한 실험 쥐에 나노타블렛을 경구투여한 결과 위장관 손상 완화, 조직 회복, 각종 염증인자의 감소가 관찰됐다.
소화기계 염증은 위에서만 생기면 위염(Gastritis), 소장과 위에서 염증이 생기면 위장염(Gastroenteritis), 소장과 대장에서 염증이 생기면 전장염(全腸炎, enterocolitis)으로 세분한다.
김치경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질환으로 확실한 치료제가 보고되지 않아 신규 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하다”며 “이번 연구에서 금속 기반 항염성 나노치료제의 잠재적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속 기반 항염성 나노치료제가 장기 손상 완화 및 회복에 특화된 기존의 분자 및 항체 기반 약물과 상보적인 효과를 보였다”며 “다양한 질병군에 대한 신규 후보물질 발굴 및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소민 CTO는 “나노의약품의 약물전달체계를 다변화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며 “CFNT는 나노의약품의 경구 투여를 통해 환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기존 주사제 일변도의 나노의약제제의 한계점이었던 체내 축적 및 독성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대량생산과 임상시험 진행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승인을 달성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