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과 교육 수준이 모두 낮은 집단은 높은 소득과 교육 수준을 가진 집단에 비해 심뇌혈관 질환 유병률이 일관되게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덕규·노지웅·배성아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사회경제적 수준이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4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2007~2018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만 30세 이상, 64세 미만 경제활동 인구 4만7745명의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른 심뇌혈관 질환의 유병률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낮은 교육 수준 및 소득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육수준과 소득이 모두 높은 군에서는 심뇌혈관질환 유병률이 1.2∼1.3%로 나타난 반면 교육수준과 소득이 모두 낮은 군은 6.3∼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소득 수준보다는 교육 수준이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더 중요한 요소로 분석됐다. 이런 경향은 12년간의 연구 기간 중 변함없이 지속됐다.

연구 기간 내 전체적인 심뇌혈관질환의 유병률은 고령화, 도시화, 비만율 증가 등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는 건강검진 참여율 증가,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치료율 향상, 흡연율 감소 등 긍정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을 가진 집단에서는 여전히 높은 유병률이 관찰됐다.

 조덕규(왼쪽부터)·노지웅·배성아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를 총괄한 최동훈 교수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건강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취약 계층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조덕규 교수는 “낮은 소득과 교육 수준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인식과 관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노지웅·배성아 교수는 “취약 계층이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글로벌 헬스 저널’(Journal of Global Health, IF 4.5)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