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율(14세, 남)은 뒤센근이영양증을 앓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팔의 근력이 약해져 일상적인 동작을 혼자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없어져 자존감이 떨어지는 하율이를 보며,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연구과제를 통해 옷감형 인공근육 어깨보조기를 지원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이 보조기는 신경근육질환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개발된 장치로, 하율은 이를 통해 많은 동작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단순한 보조기구를 넘어, 가족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율은 예전보다 더 자유롭게 일상을 누리며, 가족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그려가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지원 덕분에 다시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고, 더 밝은 미래를 꿈꾸게 된 환자들과 그 가족들, 이들의 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의료진, 희망의 마중물이 되어준 기부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개최했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성과 발표회 현장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이 행사는 2021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부로 시작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성과를 돌아보고, 힘찬 사업 추진을 지속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선 다엘과 하율 등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을 극복한 사례가 소개됐다. 기부자의 유가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최은화 사업단장(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 김용태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10년간의 중장기 사업이다. 다양한 질병과 적은 환자 수로 인해 치료법 개발이 어려운 이 분야는 특히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은 의료 접근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단은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들과의 협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사업단은 1단계 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2단계에서 구체적인 치료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째, 소아암 사업에 1500억원을 배정해 완치율 향상을 위한 치료 및 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둘째, 소아 희귀질환 진단 네트워크 및 첨단기술 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6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셋째,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 공동연구에 900억원이 배정돼 있다.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9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을 받았고, 3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2만4608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됐으며, 전국 202개의 의료기관과 1504명의 의료진이 협력하여 아이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그동안의 환자 질병 극복 여정을 담은 ‘Together we are strong’ 영상이 방영돼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진 ‘희망 이야기’ 토크 세션에서는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병마를 이겨내며 꿈을 키워가는 과정,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 ‘SNUH Amusement Park’ 전시에서는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진료받은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응원 메시지가 전시됐다. 최은화 단장은 “우리 사업단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약 1조원을 의료 분야에 기부했다. 그 중 5000억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활용한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설비를 갖춘 134병상 규모로 2028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첨단 연구시설 건축과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등 감염병 대응 인프라 확충에 투입된다. 소아암 및 소아희귀질환의 연구 및 치료에 약 30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