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 김현지·박경운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치주염 등으로 악화된 불균형한 구강 미생물 환경이 전신질환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몸무게의 약 2%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체내 미생물은 구강, 장, 피부 등 인체 곳곳에 다양한 군집을 형성하고, 복잡하고 정교한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를 이룬다. 유익균과 유해균의 상호작용에 의해 질환이 발생할 수도, 예방될 수도 있다.
구강의 경우 1000종 이상의 균이 분포하고, 침 1ml에는 세균 5~10억마리가 존재한다고 보고될 정도로 거대한 미생물 생태계가 존재한다. 구강 미생물 환경의 악화가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치매 등 전신질환 발병률을 높인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강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이 인체 전반의 마이크로바이옴, 나아가 전신질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경로와 메커니즘이 제대로 밝혀진 바 없다.
이에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 저장된 치주염을 앓고 있는 환자와 건강한 환자에서 동시 추출한 게놈 DNA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메타게놈 연구를 통해 단서를 찾아 나섰다.
연구팀은 치주염 환자와 건강한 환자의 △타액(침) △구강 벽 △구강 내 치태(플라크) △대변 △혈액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치주염 환자의 타액과 치태에서 관찰되는 치주염 관련 미생물의 구성과 비율이 혈액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치주염 등 치주질환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주는 기전을 확인하기 위한 마커(marker)로서 혈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치주염 등으로 인해 악화된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이 혈액에도 서식지를 형성하는 구강-혈액 미생물 축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구강건강이 전신질환에 미치는 기전의 단서를 찾았다고 연구팀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효정 교수는 “구강 내 미생물 환경을 악화시키는 치주염이 전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구강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Oral Microbiology’(IF=1.172)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