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나 허리가 심한 신경 압박을 받거나 불안정한 척추질환의 경우 위아래 척추뼈 사이에 디스크를 제거해 새롭게 붙이는 수술인 ‘추체간유합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는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한 자리에 케이지(cage) 보형물을 삽입해 추체 간 골유합을 유도한다.

척추 케이지는 지금까지 세라믹과 코팅된 티타늄 등 다양한 소재가 활용되었는데, 최근 3D프린팅 기술의 발전으로 다공성 티타늄(3D-printed porous-Ti; 3D-Ti)을 원료로 하는 케이지를 만들어지고 있다.

송광섭·함대웅 중앙대병원 척추센터 정형외과 교수팀은 ‘3D프린팅 다공성 티타늄’을 척추에 이식한 결과 우수한 골유합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최신 케이지 디자인의 적합성을 분석한 임상 연구논문은 ‘Feasibility of the Non-Window-Type 3D-Printed Porous Titanium Cage in Posterior Lumbar Interbody Fusion’이란 제목으로 정형외과 분야의 최고 저널인 ‘미국정형외과학회지’(Journal of Bone & Joint Surgery, JBJS, IF=5.3) 최근호에 게재됐다.

3D프린팅 케이지는 티타늄으로 제작돼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지니고, 다공성 구조를 구현하고 탄성계수를 실제 뼈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만들었다.

이번 연구에서 척추유합수술의 디스크로 활용된 3D프린팅 티타늄케이지는 ‘창이 있는 케이지(window cage)’와 ‘창이 없는 케이지(non-window cage)’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연구팀은 이들 2가지 유형의 케이지 척추유합술을 시행한 환자들의 수술 1년 경과 후 효과를 평가 분석했다.

그 결과 3D프린팅 티타늄케이지 척추유합술을 받은 61명의 환자 중 58명이 골유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95.1%의 우수한 유합률을 보였다. 창 없는 케이지의 골유합률(96.6%)이 창 있는 케이지(93.8%)에 비해 높았고, 적은 골이식재의 사용량으로도 상대적으로 높은 생체적합성을 보였으며, 뼈가 다시 주저앉는 비율인 침강률은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침강률 15.6% vs 3.4%).

이로써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창이 없는 3D프린팅 티타늄케이지를 활용한 척추유합술이 창이 있는 케이지 보다 효과적이고 합병증도 낮은 것을 입증했다.

송광섭(왼쪽)·함대웅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송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3D프린팅 다공성 티타늄 케이지에 골이식을 위한 창 구조물(window)이 꼭 필요하지 않으며, 실제로 창 구조가 없어도 뼈와 비슷한 케이지 구성물인 티타늄 다공질을 통해 유사한 골유합률을 얻을 수 있다”며 “생체역학적 측면을 고려하면 오히려 창 없는 디자인이 골유합에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척추유합술에서 3D프린팅 다공성 티타늄 사용 시 불필요한 골유합 제제들의 사용량뿐만 아니라 수술에 소모되는 비용, 시간, 수고를 줄일 수 있어 더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수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추후 케이지 디자인의 적절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