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하원 표결로 입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생물보안법'(바이오보안법)이 신호탄인 것처럼 미국과 중국 간 바이오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지난달 28일 국방, 우주, 에너지, 환경, 인공지능, 바이오, 로보틱스, 사이버, 컴퓨팅, 첨단소재, 양자기술 분야 64개 핵심기술의 최근 5년 간(2019~2023) 연구 경쟁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 64개 핵심기술 중 중국은 57개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미국은 양자컴퓨팅, 유전공학, 백신/의료대응기술 등 7개 기술에서만 선두를 달렸다.
바이오분야 핵심기술에는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신규 항생제/항바이러스제, 유전공학, 유전체시퀀싱/분석, 핵산 및 방사선의약품, 백신/의료대응기술 등 7개 기술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바이오 7개 기술 중 중국이 4개, 미국이 3개 기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합성생물학에서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10개 모두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에서도 57.7%를 차지해 13.1%를 차지한 2위 미국보다 4.4배 많았다.
바이오제조 분야도 중국은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9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도 28.5%로 10.3%를 차지한 2위 인도에 비해 2.8배 많았다. 미국은 3위를 차지했다.
신규 항생제 및 항바이러스제에서도 중국은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6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은 29.7%에 달했다. 11.6%를 차지한 2위 미국에 비해 2.6배 많았다.
유전체시퀀싱 및 분석도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9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도 35.6%로 22.2%를 차지한 2위 미국보다 1.6배 많다.
미국은 유전공학에서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6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은 37.0%로 29.0%를 차지한 2위 중국에 비해 1.3배 많았다.
핵의학 및 방사선의약품 분야에서 미국은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4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도 27.1%로 21.1%를 차지한 2위 중국에 비해 1.3배 많았다.
백신 및 의료대응기술에서 미국이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7개를 보유하고 있고, 영향력 있는 논문 점유율이 26.4%로 14.0%를 차지한 2위 중국에 비해 1.9배 많았다.
중국, 미국을 비롯해 전통적인 기술 강국인 영국, 독일 등 유럽국가 외에 인도가 글로벌 연구 혁신 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64개 기술 중 45개 기술이 상위 5위권 국가에 포함됐으며, 지난해 초 조사했을 당시의 37개보다 8개 증가했다. 인도는 바이오분야에서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신규 항생제/항바이러스제, 백신/의료대응기술 등 4개 기술이 상위 5위권에 포함됐으며, 바이오제조에서는 인도가 미국을 앞섰다.
한국은 합성생물학에서만 유일하게 상위 5위권(4위, 논문 점유율 2.6%)에 랭크됐다.
ASPI는 이번 분석보고서에서 “중국의 막대한 투자와 수십 년에 걸친 전략 계획이 현재 어떤 결실을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기술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기 또는 임시 투자만으로는 어렵고 과학적 지식, 인재, 우수한 연구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축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