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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과연 그럴까?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7-26 11:13:47
  • 수정 2024-08-13 11: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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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시간보다 질(質) 문제 … 불면증-일주기리듬수면장애 흔해, 수면장애가 알츠하이머병 위험 49%↑

최윤호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하소연한다사실일까결론은 그렇지 않다한 조사결과를 보면 노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다보통 성인이 하루 평균 7~7.5시간 잠을 자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긴 편이다다만 노인의 경우 하루 평균 1시간 20분 정도 낮잠을 잔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일반 성인의 밤 수면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노인의 수면장애는 흔하게 발생한다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결과도 있다최윤호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나 되는 긴 시간을 잠을 자면서 지내는데이를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된다제대로 잠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몸의 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면역기능 저하와 만성질환 위험 상승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는 상태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잠자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질이다잠을 3~4시간만 자더라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반대로 8~9시간을 자는데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며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日週期리듬 수면장애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낮 동안에 피로감과 졸음의욕상실 등을 겪게 된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노인이 되면 생체시계즉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감소하며 일주기 리듬이 일반 인보다 조금 앞당겨진다이에 따라 수면 양상에도 변화가 생기는데대부분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이 들어 오전 3~5시 사이에 깨게 된다.

 

최윤호 교수는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수면유도 물질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노인의 경우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는 데다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과다수면증과 기면증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수면장애에 해당한다과다수면증은 밤에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다기면증은 이겨낼 수 없는 졸음으로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먹고 말하거나 걷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는 매우 흔한 생리적인 현상이지만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수면 중 호흡 이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이에 따라 낮 동안 심한 피로감과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아침 두통무기력감집중력과 기억력 저하우울감 등을 유발하게 된다치료하지 않은 채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치매 등 인지장애뇌혈관질환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사지특히 다리의 특정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여러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전기가 흐르는 느낌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환자마다 불편감은 다르게 나타나고이는 움직임을 통해 나아진다심한 경우 통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이라는 수면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고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예컨대 자면서 폭력적인 내용의 꿈을 꾸고그에 반응하다가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발길질을 한다나이가 많을수록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하고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 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최 교수는 노년기에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라며 수면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했다.

 

불면증은 건강문제와 직결… 수명 단축시킬 수도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낮 동안 활동이 적기 때문에 결국 밤 동안 수면장애가 초래된다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불면증이 올 수 있고 만성 호흡기질환역류성식도염이나 위궤양만성 통증빈뇨나 요실금고혈압 또는 심혈관계질환 등 다양한 신체질환도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약물을 많이 복용하게 되는데 약물의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노인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경 변화로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노인에게 불면증은 그 자체로 힘들 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하루 7시간미만으로 잠을 자는 노인은 8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노인보다 건강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그 결과 면역력이 약화되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면 방해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불면증 예방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먼저 커피홍차 등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특히 늦은 오후 이후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도 피해야 한다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또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연관돼 있는지 확인하고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다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구입해 먹는 것은 결국 깊은 잠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다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최 교수는 건강 장수를 위해 규칙적인 식사 및 운동과 더불어 충분하고 올바르게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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