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판권을 수집하던 독일 아헨 소재의 그루넨탈(Grünenthal)이 이번에는 제약사 합병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그루넨탈은 22일 발리노어 파마(Valinor Pharma)를 인수하여 오피오이드 유발 변비 치료제 '모반틱(Movantik, naloxegol)'의 글로벌 판매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총 거래 규모는 로열티 제공 의무를 포함해 약 2억 5천만 달러다.
모반틱은 2023년 미국에서 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품목으로, 그루넨탈의 대표 가브리엘 배르츠키(Gabriel Baertschi)는 "모반틱은 통증 관리 분야에서 특화된 기존 제품 라인업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제품"이라며, "이번 인수는 미국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과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비모보(나프록센)의 유럽 판권을 인수하고, 바이엘로부터 성선기능저하증 치료제 네비도(테스토스테론 운데카노에이트)의 판매 권리를 인수하는 등 2017년부터 의약품 판권 확보를 공격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루넨탈사는 1946년 설립된 회사로 제약 역사상 최악의 부작용 문제를 유발한 탈리도마이드 개발사다. 1957년 시판 이후 임산부의 입덧 방지를 위해 투약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1만 명이 넘는 기형아가 태어났다. FDA는 당시 승인을 거부하면서 지금의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됐다.
탈리도마이드의 이성질체 분자구조를 활용하여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유사체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인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와 포말리스트(포말리도마이드)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