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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말라리아 확산 막으려면 선제적 대응이 중요”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7-09 15:05:13
  • 수정 2024-07-09 15: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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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포함 수도권 북부에 삼일열 말라리아 유행 중 … 유충 방제하면 500말리 모기 성충 방제 효과

정부가 지난달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강화군·파주시·철원군 등 3개 시·군 이상에서 급증한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4개 시도(서울‧인천‧경기‧강원) 내 53개 시군구로 확대해 위험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예방수칙 및 인식도 제고를 위해 ‘말라리아 주의보-경보체계’를 도입함으로써 말라리아 유행을 조기에 차단할 방침이다.


주목할 것은 기존 경기도, 강원도, 인천광역시 등 휴전선과 가까운 중부 북부 지역 외에 서울의 북부에 해당하는 13개구가 이번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해당 자치구는 강동구, 강북구, 강서구, 광진구, 구로구, 노원구, 도봉구, 마포구, 성북구, 양천구, 은평구, 종로구, 중랑구 등이다. 서울 한강 이북에서는 중구와 용산구, 서대문구, 성동구가 빠져 있다. 서울의 한강 이남에서는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등 인천 경기지역과 가까운 곳이 포함됐다.


다행인 것은 말라리아 유행 시기가 앞당겨지고 위험지역 범위도 넓어졌지만 올해 신고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3주(1.1.~6.8.)까지 총 101명으로 전년 동기간(137명) 대비 26.3% 감소했다는 점이다. 올해를 포함해 2018년 연간 576명 발생을 정점으로 2019년 559명, 2020년 385명, 2021년 294명 등 해마다 소폭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와 해외여행 급증으로 2022년에는 420명, 2023년에는 747명으로 다시 늘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과거에는 5월~10월에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주로 환자가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한강 남쪽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도권 및 강원도 북부 지역이 말라리아 위험지역이고 그 발생 범위가 점점 남쪽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마철에 말라리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더 큰 규모의 유행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모기의 특징


인체 감염이 가능한 말라리아 원충은 5종(삼일열·열대열·사일열·난형열·원숭이열)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일열원충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가 주로 발생한다.


국내에서 삼일열을 일으키는 주된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얼룩날개모기속의 암컷 모기이며 ‘학질모기’로 불린다.


모기는 초식 곤충으로 평소 이슬, 꿀, 과일이나 나뭇잎의 진액을 먹고 산다. 예외적으로 암컷은 임신 전 난자 성숙과 임신기 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람과 동물의 피를 흡혈한다.


모기는 시각이 약하다. 가시거리는 1m 정도로 형체는 구분하지 못하고 사물의 존재 여부만 판단할 수 있다. 또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한다.


모기는 후각이 뛰어나다. 사람이 호흡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및 땀의 주성분인 젖산, 아미노산 등의 체취를 촉수를 통해 20m 이상의 거리에서도 감지해낼 수 있다. 사람의 형태를 구분해서가 아니라 냄새를 맡아서 찾아내고 흡혈한다는 의미다. 


모기는 날개가 약하다. 자력으로는 태어난 곳에서 1km 반경을 넘어 움직이기 어려우며 바람을 타도 2km 이상 이동하기 어렵다. 아파트 높은 층도 자력으로 날아오를 수 없다. 바람을 타는 경우에만 높은 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한 지역에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면 환자 발생지 500m 이내에 말라리아 원충을 가진 모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그 지역에서 추가 환자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장마철 선제 대응의 중요성


암컷 모기 한 마리는 약 한 달 동안 살면서 5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그런데 모기가 알을 낳는 곳이 바로 고인 물이다.

 

빈 깡통이나 버려진 페트병, 폐타이어, 정화조, 개천이나 해안 바위틈, 항아리 등 어떤 곳이든 비가 온 뒤 물이 고여있다면 모기가 알을 낳는다.

 

모기가 알을 낳고 2일 정도면 부화해 유충인 장구벌레가 된다. 그 후 1~2주에 걸쳐 4번의 허물을 벗으며 번데기로 자라고 2~3일 후 성충이 돼 날아간다.

 

바로 이 지점에 모기 대응의 해법이 있다. 나를 흡혈하는 모기는 멀리서 온 모기가 아니라 내가 생활하는 인근에서 태어난 모기라는 의미다.


이러한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모기가 알을 낳지 못하도록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가 온 뒤 집주변 쓰레기와 물이 고일만한 물건들은 치우거나 물을 비워 모기가 산란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모기의 산란을 막지 못했다면 유충 상태로 물에 떠다닐 때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유충 한 마리 방제 시 성충 500마리 이상을 박멸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이를 위해 보건소나 주민센터 등에서 직접 유충박멸에 나서기도 하며, 유충구제제를 주민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기도 한다. 


일단 성충이 된 모기는 제거하기 어렵다. 연무 소독은 전시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실효성은 별로 없다. 결국 성충 모기는 개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야간 시간대에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긴 옷을 착용하고 필요시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취침 때 모기장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 후각이 발달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모기의 습성을 고려해 낮에는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샤워를 하는 게 좋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 수도권과 강원지역에 삼일열 말라리아가 유행 중“이라며, ”하루는 열이 나고 다음 날은 열이 전혀 없고 그 다음 날 열이 나는 패턴을 보이는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말라리아를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라리아는 장마철이 지난 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경 정비를 통해 모기가 산란할 수 없도록 고인 물 등을 없애고 유충을 제거해 최대한 모기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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