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환자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1.8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보근, 이현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423만4415명을 분석해 그 중 IPF로 진단받은 3205명과 나머지 대조군 270만5947명 비교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8일 밝혔다. 실제 자살 발생률은 1000인년(person-year) 당 0.99%로 대조군 0.32%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제 저명학술지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치료 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인용지수 19.3) 6월 온라인판에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자살 위험: 전국 코호트 연구’(Risk of Suicide in Individuals with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A Nationwide Cohort Study)란 제목으로 논문을 게재했다.
IPF는 원인 불명의 폐 섬유화가 만성적으로 진행해 운동 시 호흡곤란과 만성기침 등으로 저산소증에 의해 입술주변이 파랗게 질리는 청색증이나 만성적인 저산소증에 의해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곤봉지 등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IPF 환자 중에서도 IPF 관련 입원을 경험한 환자가 자살 위험이 가장 높았으며, 우울증·암·저소득 등의 요인이 자살 위험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보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IPF 환자가 높은 자살 위험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증상 부담이 크고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며 “향후 IPF 환자의 자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체계적인 완화 치료와 심리적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자살 위험율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PF 환자들은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높은 절망감을 느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IPF 환자들이 자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향후 관련 의료진이 이들의 심리적 상태를 보다 면밀히 관찰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