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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5명 중 1명이 자연유산 경험 … 유전적 결함, 자가면역질환, 기저질환이 원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6-27 13:47:32
  • 수정 2024-07-20 15: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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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박유산에 프로게스테론 보충요법, 계류유산엔 자궁소파술 … 항인지질항체증후군엔 아스피린이나 헤파린 투여

임신 20주 안에 태아가 사망하는 유산은 명확하게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태아의 유전적 결함이나 산모의 기저질환,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테스트기가 보편화도기 이전에는 실제 유산으로 진단되지 않고 조금 늦은 생리라고 생각하고 대응이 지체됐던 상황들이, 최근 임신에 관한 관심 증가와 임신테스트기 사용의 확산으로 초기 임신 및 유산의 진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유산을 경험했다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임산부의 건강은 물론 다음번의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도 있어서다.


유산은 수정란이 자궁 안에 착상됐으나 태아 체중 기준 500g 미만, 임신기간 기준 20주 미만으로 태아가 생존 능력이 없는 상태로 자궁 밖으로 빠져나온 것을 의미한다. 유산은 80% 이상이 임신 3개월 이내에 발생하고 그 후에는 발생 빈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2018년 기준 유산 건수는 8만7339건, 출생아 수는 33만4115명으로 전체 임신 42만1454건 중 20%를 유산이 차지하고 있다. 2019년은 20%, 2020년 21%, 2021년 21%, 2022년은 20%를 차지해 임산부 5명 중 1명이 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태아에게 유전적 결함이 있는 경우, 산모의 급성 감염성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질환 등 기저질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흡연, 습관성 음주, 영양실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자궁의 선천적 기형이나 골반염 등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전에 시행한 인공유산에 따른 후유증으로 생긴 자궁 내 유착이나 자궁경부의 이상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정신적인 충격이나 심한 스트레스로도 유산은 발생할 수 있다.


질출혈 동반한 절박유산, 적절한 치료로 임신 유지 가능


유산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을 동반하는 질출혈이다. 요통이 생길 수도 있다. 유산이 진행되면 임신 초기의 메스꺼움이나 피로감, 유방 동통 등의 입덧 증상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 있으며 증상이 없는 예도 있다.


절박유산은 임신이 확인된 산모에서 임신 초기(1/3분기)에 질출혈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질출혈이 있다고 해서 모두 유산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이 중 50% 미만이 실제 유산으로 진행된다. 질출혈과 가벼운 복통이 있고, 초음파검사 시에 아기집을 둘러싼 혈종이 확인될 수 있다. 절박유산의 경우에는 산모가 안정을 취하고 프로게스테론 보충요법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임신을 지속하고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


증상이 없는 계류유산, 유산 이후 적절한 치료 중요


완전유산은 태아가 사망하고 난 후 태아와 태반 등이 모두 자궁 밖으로 나온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태아 또는 그 조직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상태는 불완전 유산이라고 한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수 주가 지나도 유산임을 인지 못 하는 예도 있다. 이를 ‘계류유산’이라 하는데, 초음파검사를 했을 때 자궁 내 아기집은 보이지만 아기집 안에 난황낭 및 태아가 확인되지 않거나, 태아의 심장박동이 확인되지 않을 때 진단이 가능하다.


계류유산이나 불완전 유산의 경우에는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출혈이 심하면 자궁소파술을 통해 남아 있는 조직을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자궁소파술 후에는 소량의 질출혈과 하복부 통증이 일정 기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적이고 점점 심해지거나 처방받은 진통제가 듣지 않는 경우, 1시간 동안 대형 패드를 가득 적시는 출혈이 2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8도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유전적 혈전성향증 등 습관성 유산 원인될 수도


습관성 유산은 3회 이상 유산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때 진단한다. 자궁 내, 임신낭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혈액 내 임신 수치만 상승했다가 혈액 내 임신 수치가 떨어지는 화학적 유산도 포함된다. 자궁 내 아기집을 확인한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두 차례 유산될 때도 습관성 유산에 대해 검사하는 게 필요하다. 


다양한 습관성 유산의 원인 가운데 가장 신경 써서 치료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원인은 산모의 면역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세포막 내 인지질 성분에 대한 자가항체를 형성한다. 그 결과 혈전이 쉽게 발생하고 습관성 유산이 일어나며 혈소판감소증 등이 초래된다. 

두 번째 원인은 산모가 유전적으로 혈전을 잘 만드는 상태인 유전적 혈전성향증이다. 이밖에도 부모로부터 기인한 유전적 요인, 해부학적 요인, 내분비 요인, 감염 요인 등을 파악해야 한다.


습관성 유산의 원인을 파악하려면 △해부학적 요인을 확인하는 질 초음파 검사 △내분비 요인을 파악하는 갑상선기능검사를 시행한다. 난소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월경 3일째 난포자극호르몬(FSH), 에스트리올(estriol) 수치 검사, 프로락틴 수치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면역학적 요인 확인을 위해 항인지질항체인 항카디오리핀 항체(anticardiolipin antibody), 루푸스 항응고(abticoagulant lupus) 등을 6~8주 간격으로 2회 검사한다. 유전적 혈전성향증을 확인하려면  활성단백질 C 저항성에 대한 선별검사, 부모 및 유산 태아에 대한 염색체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원인에 따라 자궁경수술·약물치료·유전자검사 필요


유산의 원인이 해부학적 구조 이상으로 초음파검사 상 자궁내막 내 유착이 보이거나 점막하 근종이 보일 때에는 자궁경을 통해 교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내분비 요인인 갑상선저하증이나 고프로락틴혈증 등이 유산의 원인으로 보일 때에는 약물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도 습관성 유산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임신 전 당뇨 조절이 중요하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 원인이면 다음 임신 초기부터 아스피린이나 헤파린을 쓰는 게 유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전성향증이 원인이라면 항혈전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필요한 정확한 용량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불충분하다. 유전적 문제라면 착상 전 유전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산 후 안정기 가져야, 정서 적지지 필요


편승연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유산 당시 임신 수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유산 후 7~60일에 임신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편승연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유산 후 빠르면 2주 후부터도 다음 임신이 가능하지만 유산 후 바로 임신은 권유하지 않는다”며 “2분기 유산의 경우 유산 후 바로 임신할 때 유산이 다시 생기거나 조산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정 기간 피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 초기 유산의 경우에는 특별한 안정기가 필요하지 않다”며 “다만 유산 후에 감정 기복이나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임신 위해 기저질환·생활습관 관리 중요, 불법 약물 멀리해야


유산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에 유산을 방지할 방법 역시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유산 후 관리와 다음번 임신을 위한 산전 관리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며 금연, 금주, 과도한 카페인 복용도 삼가야 한다. 만약 당뇨약이나 혈압약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호르몬 치료를 하고 혈당,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편 교수는 “정체불명의 유산약 또는 임신중절 약을 불법 유통 경로를 통해 구매해서 복용하면 안 된다”며 “가짜 약이 유통되는 일도 있고 잘못 복용할 때는 복통과 다량의 질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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