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실제 임상 데이터에 기반한 후향적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이 20일 란셋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형 당뇨를 앓고 있는 65세 이상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GLP-1 작용제, DPP-4 억제제, 설포닐우레아를 투약받는 환자의 치매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GLP-1 작용제 투약군에서 치매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스웨덴 정부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메트포르민이나 인슐린에 더해 GLP-1 작용제(12,351명), DPP-4 억제제(43,850명), 설포닐우레아(32,216명)을 처방받은 환자를 평균 4.3년 동안 추적 관찰(최대 10년)한 결과, GLP-1 작용제 경우 278건(발생률: 1000인년당 6.7건), DPP-4 억제제의 경우 1,849건(11.8), 설포닐우레아의 경우 2,480건(13.7)이었다.
치료 의도 분석에서 GLP-1은 설포닐우레아 대비 치매 발생 위험이 31%, DPP-4 억제제 대비해서는 23%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 치료 시작 시점, 성별, 사회경제적 요인, 건강 상태 등 치료군과의 차이를 조정한 프로토콜 분석에서는 설포닐우레아 대비 치매 위험이 59%, DPP-4 억제제 대비 62% 낮게 나타났다.
반면 DPP-4 억제제와 설포닐우레아 간의 치매 발생 위험 차이는 거의 없었으며, 기존 임상에서 제시된 치매 위험 감소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다른 당뇨병 약물과 비교한 GLP-1 작용제의 치매 위험 감소 여부를 살핀 첫 후향적 연구로, 인지 저하 위험이 있는 2형 당뇨환자의 치매 위험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실제 증거를 제공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GLP-1 작용제의 심혈관 이점과 체중 감소 효과가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GLP-1 작용제는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뇌의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이러한 활성화가 신경염증, 산화 스트레스, 세포사멸, 뇌 포도당 대사 기능 장애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과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강화하는 연구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투약군 간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확한 측정 등 혼란이 있을 수 있으며, GLP-1의 치매의 위험 요소로 간주되는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치매 위험 추정치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2형 당뇨를 앓고 있는 65세 스웨덴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어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다국가 임상시험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연구는 스웨덴 연구위원회, 국립노화연구소의 보조금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진은 이해 상충이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출처: DOI: 10.1016/j.eclinm.2024.102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