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검은 눈동자에 하얀 모양이 생기는 ‘익상편’(翼狀片, 또는 군날개)은 눈의 안구 표면에 섬유혈관성 조직이 자라나는 질환으로 날개 모양처럼 생겼다.
이 질환은 만성 충혈의 미용적인 문제를 넘어서 각막의 뚜렷한 난시 유발로 시력 저하를 일으키며 이물감, 안구건조증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심할 경우 동공을 침범해 심각한 시력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익상편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데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최적의 수술 시기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까지 수술 후 각막 난시 회복을 위한 익상편의 최적의 수술 시기는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다.
이에 김경우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팀(주저자 하동희)이 ‘초발 익상편 환자에서 자가윤부결막이식을 동반한 익상편 절제술에 있어 수술 후 광학적인 각막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최적 타이밍’(Timing optimization for primary pterygium excision with conjunctival-limbal autograft to restore the corneal optical properties)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SCIE급 저명한 국제안과학술지인 ‘Acta Ophthalmolgica’ 최신호에 발표해 최적의 수술 시기 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익상편 수술을 받은 84명의 93안을 분석했다. ‘전안부 파장가변 빛간섭 단층촬영계’(anterior segment swept-source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AS SS-OCT) 장비를 이용해 익상편의 형태학적 지표 4가지(익상편의 수평 각막 침범 길이(horizontal invasion length, HIL) / 익상편의 높이 / 익상편의 두께 / 중심각막두께(central corneal thickness, CCT) 대비 잔여정상각막두께(residual corneal thickness, RCT) 비)를 새롭게 만들었고, 이들 지표를 이용하여 익상편 수술 후 뚜렷한 각막 난시와 수차(aberration)의 호전을 가져올 수 있는 지표들의 경계 수치들을 성공적으로 도출하였다.
연구팀은 4가지 지표 중 하나인 익상편의 수술 전 HIL과 ‘전면 각막 난시’(anterior corneal astigmatism, ACA)가 가장 중요했다. AS SS-OCT로 측정 시 익상편의 HIL과 ACA가 각각 5.03mm와 5.78디옵터(굴절력의 단위)가 되기 전에 수술하는 게 수술 후 각막의 광학적 기능 회복에 중요한 한계치임을 밝혀냈다.
이로써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익상편 수술 전 ‘전면 각막 난시값(ACA)’과 ‘각막 침범 길이(HIL)’를 검사해 최적의 수술 시기를 결정해 수술함으로써 불필요한 수술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시력 회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익상편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지만 너무 조기에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해 혹여 수술 후 재발로 이어지게 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반면, 재발을 너무 걱정해서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수술 후 각막 난시와 수차가 일부만 회복되기 때문에 수술 후 시력 개선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익상편 수술의 최적 시점을 예상할 수 있게 돼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신 진단장비를 이용해 꼭 필요한 환자는 수술을 시행하고, 불필요한 수술은 보류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보건학적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21년 미국 의학연구 평가기관인 '익스퍼트스케이프‘(Expertscape)로부터 익상편(Pterygium) 분야 연구업적 세계 2위, 아시아 1위 전문가로 선정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