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주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박정준 차의과학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바이오기업 (주)샤페론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정맥주사용 인플라좀 억제제인 정맥주사용 ‘누세핀’(NuSepin)의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사이토카인폭풍) 완화 효과를 확인해 국제 과학잡지인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Effects of intravenous inflammasome inhibitor (NuSepin) on suppression of proinflammatory cytokines release induced by cardiopulmonary bypass in swine model: a pilot study’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심폐우회술로 전신 염증성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도한 동물모델에서 누세핀이 효과적으로 사이토카인폭풍을 억제하고 혈관 이완 감소를 통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에서 2시간 동안 심폐우회술을 유지하며 시간 경과에 따른 사이토카인(TNF-α, IL-1β, IL-6, IL-8) 방출 수준을 평가했다.
누세핀의 투여 여부, 용량에 따라 비교 분석한 결과, 누세핀 투여군에서 TNF-α, IL-1β, IL-8은 전 구간에서 거의 상승하지 않았고, 심폐우회술 중단 및 염증반응의 감소에 따라 IL-6의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평균 혈압을 60mmHg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르에피네프린 투여 용량을 100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심폐우회술을 시행하면 혈액내 면역세포가 체외순환기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수많은 염증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수술 후 전신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해 개선된 심폐우회술 장비와 시술 방법, 약물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이 사용되고 있지만 임상 예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진 방법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기존 약제들은 전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들의 일부에만 효과적이고 대사성 부작용 등의 한계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심폐우회술 시 발생하는 전신 염증반응과 호흡부전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약물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심장수술 후 염증 관리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IL-1β, TNF-α, IL-6와 같은 주요 염증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줄임으로써 염증반응을 크게 완화하고 수술 후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누세핀이 심폐우회술후 조직 손상과 기능 장애를 혁신적으로 줄이고 수술 중 혈압의 안정을 도와 승압제의 사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승주 교수는 “다른 전신성 염증성 질환보다는 병인이 비교적 단순하여, 적은 수의 환자와 짧은 기간 투약하는 2상 임상시험으로도 의미있는 유효성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러한 심폐우회술 후 폐부전증 치료 효과가 개심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토카인은 세포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고, 염증과 조혈에도 관여하는 조절 단백물질이다.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의해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며 급성 면역 이상반응인 전신염증반응증후군(사이토카인 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에 대한 사례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특히 심폐우회술을 시행할때 전신염증반응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열이 과도하게 일어나고 정상세포가 공격을 받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하지만 충분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약물이 없어 신약개발이 요구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