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 2024에서 발표된 연구, 스테로이드 중단 후 증상 완화 방안 제시
스테로이드를 불법 사용하다가 지난 1년 내에 중단한 남성들이 현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남성들에 비해 성 기능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본 연구는 2일 보스턴에서 열린 내분비학회 연례 회의(ENDO 2024)에서 공개됐다.
연구진은 정신과 진단과 스테로이드 중단이 성 기능 저하와 큰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 본니 그랜트(Bonnie Grant) 박사는 “스테로이드를 중단한 남성들이 첫 1년 동안 겪는 증상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신과 진단과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우울증과 성 기능 장애 증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남성들이 근육 성장과 신체 외형 개선, 운동 능력 향상을 위해 불법적으로 동화작용-안드로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은 심장마비, 뇌졸중, 고혈압, 정신 건강 문제 및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그랜트 박사는 경고했다.
스테로이드는 남성의 자연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중단시키며, 이를 중단하면 자연 테스토스테론 생성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 동안 남성들은 성욕 저하, 기분 저하, 불안, 자살 충동 등 전반적인 웰빙 저하를 보고한다. 현재 의사들은 이러한 증상을 줄이기 위한 치료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많은 남성들이 다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된다.
연구진은 영국 전역에서 165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중 43명은 스테로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76명은 현재 스테로이드를 사용 중이며, 46명은 지난 12개월 내에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했다.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한 남성들은 성 기능, 우울증, 불안 및 삶의 질에 대한 증상을 보고했으며, 테스토스테론 및 기타 생식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는 혈액 검사도 받았다.
연구 결과, 스테로이드를 중단한 지 1년 미만인 남성들은 현재 스테로이드를 사용 중인 남성들에 비해 성 기능 점수가 12% 낮았다. 발기 기능, 성적 욕구 및 전반적인 만족도 점수도 스테로이드를 중단한 남성들이 더 낮았다. 또한 정신과 진단과 스테로이드 중단이 성 기능 저하와 큰 연관이 있었다.
우울증 점수는 스테로이드를 중단한 지 1년 미만인 남성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 없는 남성들보다 75% 높았다. 정신과 진단과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높은 우울증 점수와 연관이 있었다. 스테로이드를 중단한 남성들은 에너지 부족과 피로감을 더 많이 느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성기능 저하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랜트 박사는 “이 데이터는 스테로이드 중단 후 남성들이 겪는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적인 치료 요인을 밝혀준다”고 설명했다. ENDO 2024에서 발표된 이 연구는 스테로이드 중단 후 남성들이 겪는 증상 완화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