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10.29 이태원참사와 국민정신건강’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월 30일 밝혔다.
연구보고서는 이태원참사 이후 사고와 관련한 자극적인 영상과 정제되지 않은 정보들이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직·간접적으로 미쳤을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사회재난 이후 국민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국민 정신건강 관리모형’을 도출했다.
해당 연구는 10.29 이태원참사 발생 이후 3차에 걸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응답자들의 △인구사회학적 요인 △희생자와의 연관성 △미디어 노출 방식 △불안, 우울, 분노, 안전감 등과 같은 정신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10.29 이태원참사 이후 일반 국민들의 불안, 우울, 분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전됐지만, 분노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다른 정신건강 지표에 비해 오래 지속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국민들이 느끼는 안전감은 사건 직후 보다 시간이 지난 후 더 악화됐으며, 한 달이 지난 시기에도 잘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희생자와 연관된 국민들의 우울증, 불안장애, 화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와 연관이 없는 국민들의 정신건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유의미하게 호전되는 반면, 희생자와 연관된 국민들의 경우 한 달이 지나도 거의 호전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사회재난과 관련된 그래픽 이미지를 접하였을 때, 불안, 우울, 분노 증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나타나 미디어 콘텐츠 노출에 대한 주의 및 정서적 지원이 필요함을 확인했다. 또한, 희생자와 연관된 국민들의 경우 회복탄력성이 정신건강 악화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종합적으로 사회재난 발생으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을 보호·관리하기 위해 사회재난 발생 ‘전-중-후’로 분류되는 포괄적 ‘정신건강 관리모형’을 도출했다. 재난 발생 이전에는 재난과 지원시스템에 대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원활한 치료연계를 대비하고,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지역사회 제도 마련을 제안했다.
사회재난 발생 직후에는 정신건강 악화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정책과 미디어 노출로부터 전 국민의 정신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며, 재난 이후에는 국가가 마련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안전 대책을 통해 국민 스스로가 통제감을 가지고 안전감을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