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사기업인 휴먼이뮤놀로지바이오사이언스(Human Immunology Biosciences, 일명 HI-Bio)를 선불계약금 11억5000만달러와 추후 지급할 최대 성과금 6억5000만달러의 조건으로, 최대 18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하이바이오는 중증 면역매개질환(IMDs)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선도자산은 인간 항-CD38 단일클론항체인 펠자타맙(felzartamab)이다.
펠자타맙은 형질세포와 자연살해세포를 포함한 CD38 양성세포들을 선택적으로 고갈시키는 효능이 임상시험에서 입증됨에 따라 다양한 면역매개성질환에서 여러 적응증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펠자타맙은 FDA로부터 원발성 막성 신병증(primary membranous nephropathy, PMN) 치료를 위한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데 이어 신장이식수술 환자를 위한 항체매개거부반응(antibody-mediated rejection, AMR)을 치료하기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들 두 질환과 관련된 2상 임상시험은 종결됐고, 면역글로불린A 신병증(IgA nephropathy, IgAN)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하이바이오는 이들 3가지 적응증과 관련한 임상시험을 모두 3상까지 진행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펠자타맙은 루프스신염(Lupus Nephritis, LN)에서도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이바이오는 이달 23~2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 중인 유럽 신장병협회(ERA) 학술회의에서 펠자타맙과 관련한 2건의 논문 초록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장이식수술 환자의 AMR 및 IgAN과 관련된 2상 결과들이다.
바이오젠의의 프리야 싱할(Priya Singhal) 글로벌 개발 담당대표는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가 존재하는 3가지 신장병에서 핵심적인 생체지표인자들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되고, 임상적 시험목표들이 충족된 개발 후기 단계의 이 자산이 바이오젠의 포트폴리오에 전략적으로 추가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하이바이오의 고용을 승계에 희귀 면역질환 신약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규모가 제법 큰 바이오젠이 그동안 알츠하이머병, 루게릭병(ALS) 등 중추신경계 분야에 개발 역량이 집중된 된 것을 크리스 비바커(Chris Viehbacher) 최고경영자가 해소하기 위해 면역계질환 분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춰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바이오젠은 이번 인수로 보체매개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항-C5aR1 항체를 확보하게 됐다. 호중구의 일종으로서 일반명은 이자스토바트(izastobart), 개발코드명은 ‘HIB210’이다. 이밖에 하이바이오는 다양한 면역매개성질환 치료제로 기대되는 발굴 단계의 비만세포(Mast cell) 프로그램을 보유해 왔다.
바이오젠은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 나스닥 IONS)와 제휴를 맺은 중추신경계 프로젝트들이 연거푸 철회되는 고난을 겪고 있다. 앙겔만증후군(Angelman syndrome) 신약후보인 ION582는 지난 16일 나온 1/2a상 판독 결과가 미흡해 22일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앞서 16일에는 아이오니스가 개발한 ATXN2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된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안티센스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계열 신약후보인 BIIB105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신약후보가 ATXN2를 낮추기는 했지만 신경퇴행의 바이오마커인 혈장 신경필라멘트 경쇄 수준의 감소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2022년에는 카리오팜테라퓨틱스(Karyopharm Therapeutics)와 제휴해 개발한 ALS 후보가 1상에서 실망스런 결과를 내놔 개발을 포기했다. 같은 해 아이오니스와 제휴해 개발한 BIIB078 역시 1상에서 ALS 증상을 전혀 개선하지 못하자 개발이 중단됐다.
하이바이오의 트래비스 머독(Travis Murdoch) 대표는 이번 매각과 관련, “심도 깊은 개발‧발매 역량을 보유한 바이오젠은 중증 면역매개성질환들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펠자타맙을 비롯한 신약들의 개발에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최적의 파트너”라며 “우리의 면역질환 전문성과 바이오젠의 글로벌 시장 영업력이 결합되면 어떤 성과가 나올지 무척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젠은 ‘샌프란시스코만(灣) 팀’ 을 구성하고 면역 매개성 질환 분야에 초점이 맞춰 나가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