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알코올성 간염에서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능을 보이는 면역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가 나왔다.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와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 강민우 가톨릭 간연구소 연구원(제1저자)은 ‘중증 알코올성 간염에서 활성 조절 T세포의 증가를 통한 스테로이드의 효과 분석’(Expansion of effector regulatory T cells in steroid-responders of severe alcohol-associated hepatitis) 논문을 논문 아카이브인 ‘사이트드라이브’(Cite drive, IF=5.0)을 통해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치료 약제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천성모병원과 서울성모병원에서 알코올성 간염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4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중증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한 환자군(18명)과 경증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안 한 환자군(29명)의 치료 전후 혈액 내 조절 T세포 포함 면역세포를 비교 분석했다.
아울러 스테로이드 치료군에서 치료에 대한 반응 유무에 따른 조절 T세포 등 면역세포 변화를 비교 분석하고, 이에 더해 반응 유무 간 치료 전후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유전자 발현 변화를 비교해 반응군에서의 조절 T세포 조절인자의 변화를 확인했다. 또 실제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른 조절 T세포 변화도 재확인했다.
연구 결과, 스테로이드 치료군은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지 않은 군 대비 치료 후 활성 조절 T세포(effector regulatory T cell)의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됐다. 특히 치료 반응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했다.
또 이런 조절 T세포의 증가와 간기능의 회복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 조절 T세포의 증가가 간기능의 호전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조절 T세포 관련 유전자가 스테로이드 치료 반응군에서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고, 실제 실험에서도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라 활성 조절 T세포의 증가가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증 알코올성 간염에서의 스테로이드 치료 효과가 활성 조절 T세포의 증가를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이순규 교수는 “알코올성 간염은 흔한 간질환이면서도 현재 치료 약제가 제한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중증 알코올성 간염 환자에서 면역학적 변화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고 이를 규명한 연구로, 향후 활발한 연구를 통해 환자들의 예후 개선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알코올성 간염 환자와 관련, 스테로이드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환자의 면역학적 기전을 밝힌 중요한 연구”라며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예후 향상을 위한 추가적인 약제 개발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