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만 아주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신희선 연구원)은 모야모야병이 진행되는 원인 중 하나가 RNF213 변이 유전자와 작용하는 혈관내피세포의 자가포식능력 저하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RNF213 유전자 변이를 가진 모야모야병 환자의 경우 영양결핍, 저산소 등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처하면 질병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RNF213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의 비율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 약 80%다.
RNF213 단백질은 체내에서 불필요하거나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가포식 또는 불필요한 단백질 제거를 통해 세포 스트레스 조건 하에서도 세포의 향상성을 유지하는 생리 기전이다.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자 30명과 정상인 15명을 비교 분석했다. 모야모야병 환자군은 RNF213 유전자 정상군 15명과 변이군 15명으로 나눠 각각 말초혈액 단핵세포에서 자가포식 능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전자 변형을 가진 환자의 내피세포 기능이 저하돼 있었고, 유전자 변형 세포에서 자가포식이 비정상적으로 억제돼 있었다.
또 인간 탯줄 정맥 내피세포에 RNF213 유전자의 정상 형질과 변이 형질을 각각 임의적으로 과발현한 후 모야모야병 환자의 두개 내 환경과 비슷하도록 세포를 저산소 및 포도당 결핍에 2시간 노출시켰다. 그 결과, RNF213 유전자 변이의 내피세포에서 자가포식낭이 더 많이 관찰됐다. 자가포식낭은 체내 세포질에서 비정상 단백질을 제거할 때 관찰되는 형태다. 특히 저산소 및 포도당 결핍에 노출된 이후 자가포식 억제와 혈관내피세포의 기능 저하가 뚜렷하게 관찰됐고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세포 내 자가포식낭이 더 많이 관찰됐다.
아울러 자가포식 유도제를 사용한 이후 유전자 변이 세포가 정상적인 자가포식 기능을 회복한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억제 및 혈관내피세포 기능 저하가 뇌혈관 내 비정상 단백질 축척, 뇌혈류 감소 등을 일으켜 모야모야병을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추측했다.
홍지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F213 유전자 변이 모야모야병에서 저산소 등 환경적 스트레스가 질병을 심각하게 진행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신희선 연구원은 "실제 모야모야병 환자의 말초혈액세포에서 자가포식 억제와 혈관세포기능 저하의 상관성을 규명, 향후 신약개발 및 임상 적용까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뇌혈류대사분야 국제 저널 ‘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and Metabolism’ 4월 온라인판에 ‘RNF213 variant and autophagic impairment: A pivotal link to endothelial dysfunction in moyamoya disease’(RNF213 유전자 변이 및 자가포식 저하: 모야모야병의 내피 기능 장애에 대한 중추적인 연관)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