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최초의 BRAF 억제제인 로슈의 ‘젤보라프정’(Zelboraf 성분명 베뮤라페닙, Vemurafeni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득하면서 BRAF 유전자 표적치료제 시장이 열렸다.
이후 2014년에 노바티스의 ‘라핀나캡슐’(Rafinlar 또는 Tafinlar, 성분명 다브라페닙, dabrafenib), 2018년에 화이자의 ‘비라토비캡슐’(Braftovi 성분명 엔코라페닙, encorafenib)이 각각 FDA 승인을 얻었다.
영국 런던의 비즈니스정보 제공업체인 글로벌데이터는 흑색종 치료용 BRAF 유전자 저해제들이 2028년에 이르면 8개 국가(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에서 연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 중 후발주자인 비라토비가 4억2400만달러의 매출로 4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노바티스의 타핀라가 3억6400만달러의 매출액과 36%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데이터의 비스와지트 포더(Biswajit Podder) 암‧혈액질환 담당 애널리스트는 “릴리의 ‘얼비툭스주’(Erbitux 성분명 세툭시맙 cetuxima, 국내선 독일 머크가 판매)와 ‘비라토비’를 병용하는 요법이 BRAF V600E 변이 잠복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에게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비라토비와 화이자의 MEK 억제제 ‘멕토비’(Mektovi, 성분명 비니메티닙, binimetinib, 국내 미시판)를 병용하는 요법이 전이성 BRAF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또는 BRAF 저해제 이외의 다른 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토록 FDA의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앞으로 시장에서 비라토비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적응증은 비라토비 및 멕토비 병용요법의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승인됐다. 임상 결과 치료전력이 없는 환자군과 선행 치료전력이 있는 환자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각각 75%와 46%로 집계된 바 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 병용요법은 효능, 내약성, 부작용 등의 측면에서 볼 때 노바티스의 경쟁 병용요법인 BRAF 억제제 ‘타핀라’ 및 MEK 억제제 ‘매큐셀정’(Meqsel 또는 Mekinist, 성분명 트라메티닙, trametinib)에 비해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라토비 및 멕토비 병용요법은 종양이 전이되었거나 절제수술을 할 수 없는 흑색종을 치료하는 용도로 2018년 6월 27일 첫 FDA 허가를 받았다.
2020년 4월 8일에는 비라토비 및 세툭시맙 병용요법이 BRAF V600E 변이 잠복 전이성 직장결장암으로 두 번째 적응증을 획득했다.
2023년 10월 11일에는 비라토비 및 멕토비 병용요법이 전이성 BRAF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3번째 적응증을 획득했다.
MEK 저해제와 BRAF 인산화효소 저해제를 병용하는 요법은 미토겐(세포분열촉진물질) 활성화 단백질 인산화효소(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MAPK)에 의해 유도되는 후천성 (항암제) 내성을 지연시키고 반응률과 반응지속기간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더 애널리스트는 “비라토비가 FDA로부터 BRAF V600E 변이 잠복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자 유럽 의약품청(EMA)도 치료전력이 없는 BRAF V600E 변이 잠복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제출된 허가신청 건을 접수했다”면서 “현재 각종 고형암과 혈액종양에 나타내는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27건의 1~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라토비가 재발성 다발성골수종, 전이성 뇌종양 또는 흑색종 치료를 위한 면역치료제와의 병용요법 등 다른 여러 적응증에 걸쳐 추가로 허가를 취득할 경우 시장에서 한층 탄탄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