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욱 가톨릭대 의대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교신저자) 이미령 박사, 김유미 박사(공동 제1저자) 연구팀이 최근 혈청 아밀로이드 A(Serum Amyloid A, SAA)가 간에서 생성돼 혈관을 타고 관절에 도달해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매개체로 작용하여 관절염을 악화시킨다는 병리기전을 학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여 관절의 기능손상과 변형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면역질환이다. 활막이 존재하는 모든 관절, 즉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관절에 발생할 수 있다.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하며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체내 다양한 장기들은 공간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으나, 다양한 대사물질을 분비하여 서로 대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장기인 간이 우리의 면역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현재까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신체의 염증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간으로부터 과도하게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체내 면역시스템을 교란시키고 혈액을 타고 멀리 떨어진 관절에도 영향을 끼쳐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물질로 작용한다는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또 여러 세포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단핵구(monocytes)라는 면역세포를 혈액으로부터 관절 안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단핵구를 강력하게 흥분시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중 특히 CCL2(CC Motif Chemokine Ligand 2)로 인해 염증세포가 관절 내로 더욱 모여 관절파괴와 염증반응이 증폭되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이 악화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혈청 아밀로이드 A에 의한 병리 현상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지 확인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 결과, 혈액 내 혈청 아밀로이드 A의 농도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 상태가 잘 반영됐고, 약물치료 후 염증은 현저히 감소됐다.
특히 IL-6를 억제하는 약물인 ‘악템라’로 치료 시 가장 뚜렷하게 혈청 아밀로이드 A가 감소됐다. 흥미롭게도 실험용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의 작용을 차단하는 중화항체를 혈관 내로 주입할 경우, 관절염의 진행이 현저히 억제됐다. 이는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타깃으로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완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장기 간(간과 관절 간) 상호교류 (inter-organ communication)가 면역세포 활성화와 만성 관절염의 원인으로서 매우 중요하다는 새로운 병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바이오 마커로서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올해 3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IF:15.9)에 “Serum amyloid A expression in liver promotes synovial macrophage activation and chronic arthritis via NFAT5” 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