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한 혈당 다이어트를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혈당 다이어트는 지속적인 혈당 모니터링과 식단 조절을 통해 혈당 상승을 억제하면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방지해 체중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으로, CGM으로 손가락 채혈 없이 센서가 달린 바늘을 피부에 삽입해 혈당 수치를 5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 겸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CGM 다이어트 광고를 보고 실제 가능한지 문의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라며, “개념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단 음식 등 당이 높은 식품을 먹으면 혈당이 급상승(혈당 스파이크)하고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포도당이 넘치면 체지방으로 축적되면서 살이 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 교수는 “정상인은 당이 높은 음식을 먹더라도 인슐린이 잘 분비돼 혈당 변동 폭이 크지 않다. 굳이 CGM을 붙이고 측정하면서까지 체중 관리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일부 업체들은 CGM과 연계된 체중 관리 서비스(앱)를 출시하고 광고를 통해 ‘혈당 다이어트 효과’를 부각한다.
CGM을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하고 식단을 조절해 정상 범위 내로 관리하면 체중 감소에 도움 된다는 것이 업체 측 주장이다.
학회 진료지침위원회가 의학 문헌 검색 사이트(MEDLINE, Embase, Cochrane library, KoreaMed 등)에 올라온 관련 주제 연구 4편(원저 논문 2편, 리뷰 논문 2편)을 분석한 결과 CGM 중재 체중 감량의 효과성과 근거의 신뢰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소규모 사용자 대상으로 단기간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만 일부 존재하고 그 효과가 크지 않아 여러 사람에게 일반적 사용을 권장할 만큼 충분히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성래 대한비만학회 회장은 “비만은 식생활이나 수면, 스트레스 등의 지속적 관리와 합병증 치료가 필요한데, 일부 업체들이 CGM을 쓰면 생활습관 교정 등 다른 관리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측면이 있어 경종을 울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학회는 “비만 관리와 건강 개선은 종합적인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 신체 활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과 적정한 체중 유지에 가장 중요하며 광범위한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하고 있다”라며 “이런 생활습관 변화에 CGM이 필요하지는 않다”라고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원회 논의에서 의료기기를 사용한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의 경우 광고 관리가 돼야 하며 의료기기 광고 심의를 받도록 하는 게 타당하고 안전사용 정보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