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분열을 더 이상 하지 않아 그 기능이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노화종양세포’(암세포)가 실제로는 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태준 아주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박순상 연구강사·이영경 연구교수)과 김장희 병리학교실 교수팀은 암의 진화와 세포노화 과정 간 연관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3월 국제 학술지 ‘Cell Reports’(IF=9.995) 온라인판에 ‘Cellular Senescence is Associated with the Spiatial Evolution Towards a Higher Metastatic Phenotype in Colorectal Cancer’(대장암에서 종양세포의 노화 과정과 공간 진화 간의 연관성)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노화종양세포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암세포를 의미하는 데, 그동안 세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암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노화종양세포가 다른 암세포의 생존과 정상면역 회피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발표되고 있는 등 노화종양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일세포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의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암세포의 특징이 암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이러한 진화과정 중 종양세포의 노화가 관여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암세포의 진화 정도에 따라 두 가지 노화종양세포 아형(subtype)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 중 하나인 제1형 노화종양세포는 CXCL12를 분비해 우리 몸의 정상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또 다른 제2형 노화종양세포는 MMP7을 분비해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촉진했다.
이에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노화종양세포를 제어할 수 있다면,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은 물론 암의 재발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종양세포도 계속 진화과정을 거치며, 그 진화과정을 억제하면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세포노화 억제 기술이 항암 치료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초 원발암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암의 전이나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번 연구가 노화종양세포 제어를 통한 항암치료 분야에 혁신적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