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아시아 야수 중 역대 최고 금액인 약 1억1300만달러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 선수는 최근 시즌 개막을 앞두고 펼쳐진 첫 번째 시범 경기에 결장했다. 감독은 이정후 선수가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인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며칠 후엔 괜찮아질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지만 팬들의 걱정은 커져만 갔다. 이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한 적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에는 ‘옆구리 근막통증’으로 3주 이상 결장하고 복귀했음에도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기도 했다.
김노현 자생한방병원 원장(서울 본원)의 도움말로 이정후 선수를 괴롭힌 '근막통증'에 대해 알아본다. 흔히 ‘담에 걸렸다’고 표현하는 근막통증은 외부 충격이나 근육의 과도한 사용, 근육 및 인대의 피로 누적 등으로 인해 근막(근육을 둘러싼 얇은 막)에 멍울과 같은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허리, 어깨, 목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통증 유발점을 중심으로 극심한 근육통, 연관통, 운동 범위 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근막통증은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다발하는 증상이다. 특히 기온이 급격하게 변해 전신 근육이 과하게 긴장하는 환절기에 주로 발생하는 편이기에 요즘과 같은 시기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근막통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등 통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3월에 들어서며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22년 2월 환자 수는 80만505명이었지만 매월 약 6만명씩 늘어나 5월에는 99만120명을 기록하며 당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노현 원장은 “근막통증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선 무리하지 않는 운동 강도와 충분한 휴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근막통증은 심각한 부상이 아닐 시 온열 찜질과 휴식 등으로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하지만 근육의 뭉침 현상이 반복되고 통증이 심해졌음에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한다면 통증 부위가 점점 넓어져 ‘근막통증증후군’으로 만성화되거나 목·허리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고, 증상이 악화되면 극심한 통증은 물론 두통, 우울감, 수면 장애 등도 동반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근막통증 치료로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등을 병행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신체의 전반적인 교정을 통해 척추, 인대, 근육 등의 조직 기능을 정상화해 근막을 이완하고 연부 조직의 신장성을 높인다. 침 치료는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 침을 놓아 경직된 근육을 풀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약침치료는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빠르게 완화한다.
부항치료도 도움이 되는데, 이정후 선수도 지난 휴식 기간에 부항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한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4주간의 부항 치료를 받은 야구선수 40명 중 89%에게서 근막통증을 유발하는 통증 유발점이 사라졌고 근육과 연부조직의 개선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