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는 자궁내막암 적응증 추가 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20일(현지시각) 지정됐다.
키트루다의 목표 적응증은 원발성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종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표준 항암화학요법제(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와 병용한 후 키트루다 단일제를 사용해 치료하는 요법(1차 치료제)이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FDA는 오는 6월 21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키트루다의 이번 적응증 추가 신청은 3상 ‘NRG-GY018’ 임상에서 확보된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임상 결과는 지난해 3월 25~28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개최된 부인암학회(SGO) 연례 여성암 학술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동시에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도 게재됐다.
키트루다 및 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임상에서 불일치 복구 정상(pMMR, proficient MMR, 약 70% 차지)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dMMR, deficient MMR, 약 30% 차지) 자궁내막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화학요법 단독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pMMR 환자의 경우 7.9개월의 중앙값 추적 결과 키트루다 병용군은 종양이 진행됐거나 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이 항암화학요법제 단독요법 대조군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dMMR을 나타낸 환자에서는 12개월의 중앙값 추적 결과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종양이 진행됐거나 사망한 비율이 항암화학요법제 단독요법 대조군에 비해 70% 낮은 수치를 보였다. 12개월간 무진행생존 비율은 키트루다 병용군 74%대 대조군 38%였다.
이 임상을 총괄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캠퍼스 무어스암센터의 라메즈 에스칸데르(amez Eskander)박사는 “자궁내막암은 가장 흔한 부인암이지만, 진행된 또는 재발한 환자들을 위한 최일선 약제(frontline treatment) 치료대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며 “이 단계에서 키트루다 기반 요법이 크게 충족되지 못한 환자들의 의료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리서치래버러토리스의 거셀 악탄(Gursel Aktan) 글로벌 임상개발 담당 부사장은 “허가를 취득할 경우 키트루다가 불일치 복구의 상태와 무관하게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하기 위한 최일선 약제로는 최초의 면역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RG-GY018 임상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의 비용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덕분에 국가임상시험네트워크(NCTN) 그룹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졌다. MSD는 NCI와의 협력적 연구‧개발 합의(Cooperative Research and Development Agreement, CRADA)를 통해 이번 연구가 진행된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심사는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 프로그램이 적용돼 이스라엘,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키트루다는 미국에서 두 가지 자궁내막암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키트루다는 2019년 9월 18일,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렌비마캡슐’(Lenvima 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과의 병용요법이 전신요법제로 치료한 뒤에도 종양이 악화되고, 근치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미소부수체(微小附隨體) 고도 불안정성(MSI-H) 또는 불일치 복구 정상(pMMR)인 진행성 자궁내막암종 2차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KEYNOTE-775/Study 309 근거). 이어 2021년 7월 21일엔 정식승인으로 전환됐다.
2022년 3월 21일에는 ‘KEYNOTE-158’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앞서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한 뒤에도 종양이 악화되고, 근치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미소부수체(微小附隨體) 고도 불안정성(MSI-H) 또는 복제오류 복구 결함(dMMR) 진행성 자궁내막암종 환자를 위한 단독치료제(2차)로 승인받았다.
자궁내막암 관련 키트루다와 경쟁하는 품목으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 PD-1 면역항암제 ‘젬퍼리주’ (Jemperli 성분명 도스탈리맙 dostarlimab-gxly)가 있다. 2차 요법제로서 양 항암제가 경쟁구도를 형성하다가, 지난해 7월 31일에 dMMR 또는 MSI-H를 나타내는 성인 원발성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젬퍼리 +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진행한 후 젬퍼리 단독요법(유지요법)을 진행하는 요법(1차 치료제)이 FDA 정식 승인을 받아 경쟁에서 앞서 나가게 됐다.
즉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의 1차 치료제 지위를 젬퍼리가 선점했으나, 이번에 키트루다의 적응증 추가 신청이 통과될 경우 1차 치료제 지위를 거머쥐게 돼 경쟁의 균형추가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2차 치료제인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 조합은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살핀 3상 ‘LEAP-001’ 임상에서 이중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임상 실패)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각) 공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