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관리가 필요한 ‘성인 당뇨병’ 혹은 ‘2형 당뇨병’은 흔히 비만 때문에,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활 습관에 문제가 있어서 발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아당뇨병'으로 불리는 '1형 당뇨병'은 유전적, 면역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고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을 때 발병한다.
인체는 음식을 섭취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적정량의 인슐린이 자동으로 분비되면서 혈당이 정상 범주보다 오르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의 경우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몸 안의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혜순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내분비) 교수는 “1형 당뇨병이 주로 5~7세 소아와 사춘기 연령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렸다지만 최근에는 비만으로 인한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엔 1형 당뇨병을 소아당뇨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해서 완치 없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관리와 전문의의 도움이 중요하다. 특히나 소아청소년의 경우 성장을 하는 시기인 만큼 음식을 강하게 제한할 수 없다. 김혜순 교수는 "어린 1형 당뇨병 환자일수록 혈당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성장에 필요한 영양은 채울 수 있는 식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형 당뇨는 또 당뇨병성 케톤산증, 저혈당,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 감염 등의 여러 합병증을 평생 조심해야 하는 만큼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 충남 태안에서는 1형 당뇨병을 앓던 7살 딸과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다.
김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이 몇십년 간 지속되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고통받는 것을 보면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안타깝다”며 “적절한 치료와 의학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아 내분비 전문의를 찾아 잘 치료받고 관리받을 수 있길 바라며 동시에 우리 사회가 1형 당뇨병 환아들을 위한 지원 체제를 잘 갖추어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