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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교수, 두통 그 이상 참을 수 없는 편두통
  • 오민택 기자
  • 등록 2024-01-19 11:19:50
  • 수정 2024-04-18 16: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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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목 통증은 자세 때문인 줄 알았는데 편두통이 원인

편두통은 가장 흔한 원발두통 중의 하나다.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는 듯한 통증과 함께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소화기계 증상의 두통 발작이 반복된다. 전 연령에 걸쳐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10대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에 있어서 편두통의 발병이 남성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한다. 일상을 뒤흔드는 편두통에 대해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뇌신경 반응 이상이나 호르몬 분비 등 원인


편두통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신체 내부 또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해 통증을 매개하는 뇌신경 및 뇌혈관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반복적인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성에서 남성보다 3배 이상 많이 발병하는데, 여성의 경우 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생리 주기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외 유전적인 요인으로서 가족력이 관련돼 있기도 하다.


편두통은 유발 요인도 다양한데, 수면 부족, 수면 과다 등의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이다. 특정 음식이나 밝은 조명, 시끄러운 소리, 향수 등의 특정 냄새에 편두통이 유발될 수도 있다고 한다.


# 시작부터 다른 편두통, 단계별로 증상 나타나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전구기, 조짐기, 두통기 그리고 회복기의 4단계를 통해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편두통 발작 전에 나태, 피로, 식욕부진, 변비, 설사 등 기분이나 기력 변화를 느끼는 전구기, 두통 발생 전 한쪽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반짝이는 빛이나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듯한 국소신경학적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조짐기, 욱신욱신하게 아픈 증상과 울렁거림, 구토, 안구통이 4~72시간 동안 나타나는 두통기, 두통이 지나가고 기분 저하나 무기력이 몰려오는 회복기의 4단계로 나뉜다. 물론 모든 편두통 환자가 단계별로 모든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 발작 같은 두통, 울렁거림과 구토, 안구통까지 동반


편두통의 증상이 발작처럼 나타나는 두통기의 통증도 다양한 양상을 가진다. 대개 머리의 한쪽 부분으로 아픈 증상이 나타나지만, 통증이 퍼지면서 머리 양측이 아플 수도 있으며 특정한 부위가 아닌 전체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 양상은 주로 욱신욱신 쑤신다는 박동성의 통증을 흔히 호소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4~72시간 이후에 진정되기 때문에 길게는 2~3일 가까이 꼼짝 못 하고 통증을 겪게 될 수 있다.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대부분 동반되는데 심하면 구토를 하기도 하고 심한 안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머리가 더 불편해져서 환자들은 잠을 청하거나 어두운 곳에 가서 누워있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 참지 말고, 통증 초기에 약물치료 중요


일상생활을 뒤흔드는 편두통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먼저인데,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가능한 한 빨리 편두통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환자가 약물의 복용을 꺼리고 두통이 견디기 힘들 정로도 심해진 후에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두통 급성기 약물치료는 두통 발생 후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해야 더 효과가 좋다.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사용되는 약물로는 일반적인 진통제나 항구토제 등의 편두통에 비특이적인 약물도 있고, 편두통의 통증에만 특이적으로 효능을 보이는 트립탄과 같은 약물도 있다. 각 약물은 환자 개인의 통증 정도나 약물에 대한 반응, 부작용 및 동반 질환과 같은 다양한 면을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다만 약물을 너무 자주 복용하면 ‘약물과용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급성기 약물요법 힘들다면, 예방적 약물치료 병행 필요


급성기의 약물요법과 함께 통증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즉 두통 발작이 너무 잦거나 혹은 심해서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거나 급성기 약물요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예방치료를 해 볼 수 있다.


예방치료에는 여러 가지 약물들 중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해 2~3개월 이상 충분히 사용해 보고 예방 효과에 대해 평가하게 되며, 보툴리눔독소 주사인 보톡스 역시 만성편두통의 예방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3개월에 한 번 주사하게 된다. 


최근에는 항CGRP단클론항체라는 새로운 계열의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편두통의 예방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항CGRP단클론항체는 먹는 약물이 아니라 한 달 또는 석 달에 한 번씩 주사하게 되는 주사제로서 용량 조절이 필요 없고 복용 순응도가 우수하다.


효과가 매우 우수한데도 주사를 맞은 부위의 통증과 발진 정도 외의 큰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약제의 비용이 고가이며 아직 임신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것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유발원인 파악 가장 중요, 통증 기록하는 ‘두통일기’ 작성 도움


개인별로 다를 수 있는 편두통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두통일기를 작성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유발 요인에 대해서는 일부 논란도 있지만, 만약 개별 환자의 두통을 유발하는 확실한 유발 요인이 확인이 됐다면 유발 요인을 회피하거나 경감시킬 수 있는 다양한 대처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이학영 교수는 “환자 스스로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 및 언제 두통이 유발되는지 편두통의 유발 요인도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이와 함께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유발 요인에 대처하는 치료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조수진, 임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목 통증이 두통에 미치는 영향과 편두통에서 수면장애와 목 통증의 연관성(Neck Pain Disability on Headache Impact and the Association between Sleep Disturbance and Neck Pain in Migraine)’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은 환자 295명을 신경과 전문의의 면담 및 설문을 통해 분석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39세였고 성별로는 여성이 217명(74%)로 남성 78명(26%)보다 많았다. 월평균 11.5일간 편두통을 앓았고, 두통영향평가(HIT-6)의 평균점수는 60점으로 ‘중증 두통’으로 진단됐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153명(51.9%)이 목통증을 호소했고, 이들 중 28명(18.3%)은 심각한 목 통증을 겪었다. 또 목통증을 앓는 편두통 환자 중 117명(76.5%)은 ‘목통증이 두통 발작과 연관됐다’고 답했다.


두통이 목통증과 연관된 경우 두통의 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통증과 편두통이 연관됐다고 답변한 그룹에서 심각한  통증을 앓는 비율은 22.2%(26명)로,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심각한 목통증을 호소한 비율 5.6%(2명)보다 더 높았다.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목통증, 월간 투약일수, 과도한 주간 졸림증 등이 있었다. 또 편두통과 목통증을 앓는 환자에게서 더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두통의 빈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었다.


임희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목 통증이 편두통의 심각도에 관련 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수면장애와 편두통은 해부학적 구조와 두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펩티드로 인해 연관성이 높으며 특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오전 두통 등 더 심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교수는 “두통클리닉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자주 목 때문에 머리가 아픈지 궁금해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목 통증은 편두통의 흔한 동반증상이고, 통증과 수면장애를 조절하는 것이 두통의 강도를 낮추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했다. 다만 편두통의 심각도에서 기존 경부디스크 질환 병력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불러오는 질환임에도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소극적인 치료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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