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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 착용하면 ‘분해 안 되는 과불화 화합물’ 몸에 축적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1-10 20:29:39
  • 수정 2024-01-20 23: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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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팀 규명 … 未 착용자보다 축적도 20% 높아

최윤형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와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팀은 콘택트렌즈 장기 착용 시 과불화화합물에 체내에 축적돼 다양한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난 9일 지적했다. 

 

과불화화합물(Per- and Poly Fluoroalkyl Substances, PFAS)은 아웃도어 의류, 식품 포장재, 종이빨대, 프라이팬,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방수코팅제 물질군이다. 화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생체 내에 오래 잔류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과불화화합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몸속에 축적돼 갑상선질환, 고콜레스테롤혈증, 임신성고혈압, 신장암, 정소암,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단체(Mamavation)는 콘택트렌즈 제품에서 과불화화합물로 추정되는 유기 불소가 검출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고려대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주로 많이 사용하는 2030세대에서 과불화화합물 노출이 가중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를 실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1999~2008의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바탕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자주 사용하는 20세부터 39세까지의 미국인 7270명을 대상으로 혈중 과불화화합물의 체내 축적량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사용하지 않는 대상자에 비해 혈중 과불화화합물의 총 보디버든(body burden, 체내 축적 유해물질)1.2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개별 과불화화합물의 혈중 농도는 콘택트렌즈 사용자에서 PFOA 0.41 ng/ml, PFHxS 0.28 ng/ml, PFOS 1.75 ng/ml로 각각 검출됐다. 이는 과불화화합물 노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교란 요인들을 통계적으로 제거하고 관찰한 결과다. 

 

PFOA의 노출로 인해 건강이 위험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는 콘택트렌즈 사용자 중 4.5%, 콘택트렌즈 미사용자 중 3.9%였다. PFOA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는 콘택트렌즈 사용자 중 5.8%, 콘택트렌즈 미사용자 중 16.4%였다.

 

최윤형 교수는 콘택트렌즈와 같은 의료기기는 일반생활용품과 달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라며 소비자가 과불화화합물의 위험정보를 인지하더라도 안전한 콘택트렌즈 제품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환경유해물질의 규제를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도니다고 말했다.

 

김동현 교수는 콘택트렌즈는 안구 표면과 접촉하므로 렌즈 내 유해물질이 있더라도 렌즈 착용으로 인한 전신 영향을 우려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소프트 콘택트렌즈 착용에 의해서 과불화화합물이 전신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20대 청년들이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많이 착용하기 때문에, 이같은 위해 가능성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불화화합물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수천 종 이상이 산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거 자료대상으로 하여 분석했기에, 주로 오래 전에 사용되던 과불화화합물 검출에 집중된 게 한계다. 최근 새롭게 개발돼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을 포함시켜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Elevated levels of serum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PFAS) in contact lens users of U.S. young adults’라는 제목으로 환경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Chemosphere’(IF=8.943)14일 게재됐다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두 교수 외에 강하병 고려대 보건과학연구소 연구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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