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리간드파마슈티컬스인코퍼레이티드(Ligand Pharmaceuticals, 나스닥 LGND)는 ‘젤수브미’(Zelsuvmi 성분명 버다지머 국소용 젤 10.3%, berdazimer topical gel)가 물사마귀(전염성 연속종, 傳染性 軟屬腫, Molluscum Contagiosum)의 1세 이상 소아 및 성인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물사마귀는 폭스바이러스(poxvirus)에 속하는 물사마귀바이러스(Molloscum Contagiosum Virus, MCV, molluscipox)에 의해 감염되는 피부질환으로 고도의 감염성을 보인다. 병변은 살구색(skin-colored)~붉은색을 띠며, 미국 내에서 매년 물사마귀에 약 600만명의 환자가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에게 나타나 1~2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경우에 따라 수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흉터를 남길 수도 있다.
미국에서 최대 73%의 소아 환자들이 물사마귀 증상을 치료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는 미국 의료비가 높고, 병증이 위중하거나 건강을 해치지는 않기 때문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확산되지 않도록 하거나, 신체의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승인으로 젤수브미는 가정, 원외(院外) 또는 의료기관에서 환자, 부모 또는 간병인이 도포할 수 있는 최초이자 유일한 국소도포제 전문의약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반면 지난해 7월 FDA 승인을 받은 베리카파마슈티컬스(Verrica Pharmaceuticals, 나스닥 VRCA)의 전염성 연속종 치료제 ‘아이칸스’(YCANTH 성분명 칸트리딘, cantharidin)는 국소도포용이긴 하지만 의사의 감독 하에 발라야 한다. 또 2세 이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미국 피부의학회(AAD) 회장을 지낸 뉴욕 소재 마운트 시나이 의대의 마크 카우프먼(Mark D. Kaufmann) 피부과 교수는 “이번 승인으로 의사들이 환자와 가족이 직접 바를 수 있는 효과적인 국소도포제 물사마귀 치료 전문의약품을 처음으로 확보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젤수브미는 산화질소 방출제에 속하는 의약품의 일종이다. 산화질소는 항바이러스 특성이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젤수브미의 작용기전은 아직까지 확립되지 않았다. 반면 아이칸스는 물집딱정벌레(남가뢰, 기름벌레)에 추출한 독성물질인 칸트리딘을 함유하고 있다.
젤수브미의 효능은 1598명이 참여한 ‘B-SIMPLE 4’ 및 ‘B-SIMPLE 2’ 등 2건의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두 임상에서 1일 1회 도포할 경우 12주차의 병변 제거율을 32.4%로 위약 19.7%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내약성은 양호했다. 피험자의 1% 이상에서 빈도 높게 수반된 부작용은 도포부위 반응이었다.
리간드파마슈티컬스의 토드 데이비스(Todd Davis) 대표는 “이번에 우리 팀이 계열 최초의 물사마귀 국소도포제로 FDA의 승인을 이끌어 낸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을 마무리지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소아과 또는 피부과 의사들, 간병인들이 이처럼 감염성이 고도로 높은 피부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편리한 치료대안을 오랜 기간 동안 학수고대해 왔다”고 말했다.
젤수브미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미국시장에서 발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젤수브미의 원개발사인 노반(Novan)은 지난해 3월 FDA 승인 신청 이후 지난해 7월 파산했다. 리간드파마슈티컬스가 지난해 9월말 1220만달러에 노반을 인수, 이번에 승인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