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팀(이상화 박사, 주미연 박사)은 방광암 동물모델의 소변에 표면증강 라만분광(이하 SERS)이라는 바이오마커 검출법과 인공지능 통계처리 기술을 적용해 방광암의 중증도를 진단하고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소변을 통해 비칩습적이면서 저비용으로 방광암을 정확히 진단한다면, 치료의 질과 반응 시간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침습성 증가에 따른 방광암 전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광암 진단은 주로 소변 세포 검사, 종양 표지자에 대한 소변 검사, 경요도 방광경 검사, 생검, 배설요로 조영술, 복부 초음파 및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명확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나 침습적 방법을 통해서는 방광암의 70%만 조기에 진단되고 있다.
액체 생검을 통한 소변 대사산물 진단은 핵 기질 단백질 22(NPM22), 섬유소 분해 산물, 텔로머라제, 헤모글로빈에 대한 스크리닝으로 이뤄지는데, 이 역시 종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신뢰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한편 액체 생검을 할 때 단백질, 싸이토카인, 엑소좀 등 나노미터 단위의 바이오마커를 표적으로 삼으면 한 방울 정도의 적은 샘플에서도 타겟하는 바이오마커가 존재할 확률이 매우 높다.
연구팀은 이에 근거해 나노미터 마커를 필터링하면서 나노 바이오마커의 라만신호만 선택적으로 증강시키는 센싱칩을 활용했다. 나노 구조체 제작 기술을 이용해 나노 바이오마커를 가둘 수 있는 나노다공성 구조를 제작한 다음, 금속 재질의 표면처리를 통해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SPR)을 유도했다. 그 결과 LSPR을 통한 라만신호 증강이 이뤄져 고민감도의 SERS 신호를 획득해 조기진단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랫트(실험용 쥐)가 마시는 물에 발암물질 ‘BBN(N-butyl-N-4-hydroxybutyl nitrosamine)’을 공급해 랫트 방광에 종양 발생을 유도했다. 이후 직경 1mm의 굴곡형 미세 내시경을 이용해 랫트 방광 내부의 종양 발생을 상처 없이 최소 침습적으로 추적관찰했다.
이 미세 내시경은 연구팀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명(明) 시야와 형광 이미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형광 조영제 ‘5-아미노레불린산(5-ALA)’을 통해 종양 초기 단계의 소변도 확보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미세 내시경을 이용해 동일 동물모델과 대조군의 종양 초기 및 중증 단계의 소변을 확보한 후, 이를 나노 바이오마커 검출용 SERS 칩 위에 올려 라만신호를 획득했다. 획득된 라만신호의 진단 성능은 판별분석(DA)을 통해 확인했다. 판별분석은 주성분 분석(PCA)의 통계 분석 및 기계학습 알고리즘 중 하나인 부분최소제곱(PLS) 메커니즘이 접목됐다.
판별 분석 결과, 라만 스펙트럼의 데이터 분포가 △암이 없는 군 △초기 암 △폴립 형태의 암군으로 잘 분리된 점이 확인했다. PCA-PLS-DA의 기계 학습 조합은 초기 및 폴립 단계 방광 종양 진단에서 99.6%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라만 스펙트럼의 피크 값이 타겟 물질의 화학적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이러한 피크들을 변수로 PCA 및 DA로 차원 축소해 진단된 결과였다.
한편 라만 스펙트럼 피크 중에 암 또는 방광암 샘플에서 발견됐던 상피세포접착분자(EpCAM), 지질(Lipids) 및 아마이드III(AmideIII) 관련 스펙트럼 영역만을 활용해 판별 진단을 수행했을 때, 정확성이 85%로 나타나 해당 물질이 방광암 진단에 기여도가 큰 사실도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방광암 진단에 대한 근거가 확보됐음을 물론 고민감도를 위해 확장된 바이오마커를 진단의 기준으로 활용돼야 할 필요성이 입증됐다.
김준기 교수는 “기존 방광암 동물모델의 암 발생 평가는 그룹별 동물모델들을 모두 희생시켜 방광을 적출해야만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룹별 마우스마다 개체 특성이 모두 다르고 방광암 발생 시기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 개체 내의 방광암 추적관찰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미세 내시경을 이용한 비침습적인 영상화로 추적관찰 된 마우스 샘플이 진단 연구에 활용됐기 때문에, 방광암 진단에 있어서 SERS 활용의 유효성이 유의미하게 잘 검증됐다. 또한 소변 한 방울의 SERS로 매우 적은 볼륨의 방광암도 진단할 수 있게 된 결과는 참으로 고무적인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12월 11일 한림대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이온셀·루다큐어㈜와 CAR-T 및 ADC 약물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각 기관의 핵심기술과 보유역량을 통합해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 더 나아가 지역과 국가의 의료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부 협약 내용은 △CAR-T 및 ADC 약물 공동개발 △양 기관 상호 전문 지식과 기술 공유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제 및 치료 제공 등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보유한 우수한 임상데이터와 ㈜이온셀의 약물 스크리닝 기술·루다큐어㈜의 약물 효력평가 및 치료제 개발 기술 등 각 기관의 핵심기술과 인프라가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으로, 공동연구를 통해 키메릭 항원 수용체 T 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CAR-T)를 활용한 치료제와 차세대 항암 치료기술로 불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재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장(한림대 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장)은 “지금까지 완치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암 치료에 대해 충분한 역량을 가진 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돼 영광”이라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수 ㈜이온셀 대표(한림대강남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0년 이상 임상 현장에서 암 환자를 치료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첨단 신약 기술의 진보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재발이나 부작용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호 루다큐어㈜ 대표는 “암 정복을 위해 여러 기관이 함께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치열한 치료제 개발 시장에서 괄목한 만한 연구성과가 조기에 창출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