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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펌프 억제제(PPI) 장기간 복용, 위장관암 위험성 높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12-20 10:33:56
  • 수정 2023-12-22 2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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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 메타분석 … PPI 복용자와 미(未) 복용자 간 위장관암 위험성 차이 2배(1.7~5배), 대장암은 예외

위식도역류질환 및 위십이지장궤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인 ‘양성자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대장암을 제외한 식도암, 위암, 간암, 췌장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대학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2018~2022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5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메타분석 전문가인 명승권 대학원장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및 엠베이스(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25건의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2배 높았다(상대위험도 2.09, 95% 신뢰구간 1.75-2.46). 


위장관암 중에는 대장암을 제외하고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암 및 담관암 등 대부분의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기간이 1년 이하의 경우,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5배로 높았고(상대위험도 5.23, 95% 신뢰구간 2.96-9.24), 복용기간 3년까지 약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상대위험도 1.72, 95% 신뢰구간 1.44-2.07).


명승권 대학원장은 “양성자펌프 억제제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로 1989년 이후 역류성식도염과 같은 위식도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궤양 등 흔한 위장관질환을 치료하는데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라며 “특히 위식도역류질환에 4~8주간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며 효과가 좋긴 하지만, 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으면 재발하는 만성의 경과를 보여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PPI 계열 성분의 약물로는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란소프라졸, 라베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덱스란소프라졸, 에스-판토프라졸, 일라프라졸 등이 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위암, 식도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다는 코호트 연구(집단을 대상으로 질병의 원인을 밝히는 관찰연구의 일종)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유의한 관련성이 없다는 코호트 연구도 있어, 이번에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시행하게 됐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명 대학원장은 “25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대장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1년 이하 복용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배나 높았다”고 요약했다. 


이어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진 양성자펌프 억제제의 위장관암 위험성 상승 생물학적 기전으로는 “양성자펌프 억제제가 위와 십이지장에 존재하는 G세포(점막상피세포의 한 유형)를 자극해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중 가스트린의 농도가 높아지면 위점막 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를 자극해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스트린은 위벽세포를 자극해 위산분비를 촉진하고, 이자액(췌액) 생산을 유도하는 위장관호르몬이다. 위점막의 혈류를 증가하고 펩신(pepsin)과 내인성인자(intrinsic factor)의 분비를 촉진한다. 위점막에서 DNA, RNA와 단백합성을 증가하여 점막 비후를 유도하고 소장, 대장, 췌장에서도 같은 작용은 나타낸다. 위장, 소장, 대장의 장운동도 촉진한다. PPI를 장기간 투여하면 위산분비가 억제돼 그 반대급부로 가스트린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글루미드(Proglumide) 같은 가스트린 수용체 길항제가 가스트린(위액분비촉진작용)의 분비를 억제하고 위장관의 운동성을 감소시킨다.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면 세크레틴(secretin)이 분비되며 위의 가스트린 분비를 중지 또는 억제시킨다. 이를 되먹임(feed back) 기전이라고 한다.


한편으로는 “양성자펌프 억제제가 위장관내 세균집락 형성을 증가시켜 발암 가능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이 증가해 위장관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명 대학원장은 “위장관암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장관암에 걸린지도 모르고 가슴쓰림 등 위장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역(逆) 인과관계의 오류를 해결하려면 관찰연구인 코호트연구보다 더 높은 근거 수준을 제공하는 무작위 비교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하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데 많은 제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양성자펌프 억제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위식도역류질환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활습관(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 식사후 바로눕기 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 대학원장은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해당 전문학회에서 양성자펌프억제제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번 연구는 베트남 출신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대학원생 티엔 황 쩐(Tien Hoang Tran)이 제 1저자로, 명승권 대학원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해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인 ‘온콜로지 레터즈’(Oncology Letters, IF=3.111) 2023년 11월 20일자에 온라인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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