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피부과 치료제 전문기업 레오파마(LEO Pharma)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애드브리’(Adbry 성분명 트랄로키누맙 tralokinumab-ldrm)의 연령 확대 적응증 추가 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국내서는 올해 8월 31일 ‘아트랄자프리필드시린지150밀리그램’(ADTRALZA)란 브랜드로 성인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유럽에서는 2021년 6월에 성인용이, 2022년 9월에 12세 이상 치료용으로 각각 승인된 바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애드브리 적응증은 “국소용 전문의약품으로 증상을 충분하게 조절할 수 없거나, 그 같은 치료제들의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12~17세 연령대 중등도~중증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용도”다.
애드브리의 12~17세 연령대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용법은 개시용량 300mg을 투여한 후 격주 간격으로 150mg 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애드브리는 아토피피부염의 여러 징후 및 증상, 면역과잉반응 및 염증을 유도하는 핵심적인 촉발인자의 하나로 알려진 인터루킨-13(IL-13) 사이토카인과 선택적으로 결합해 그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FDA는 3상 ‘ECZTRA 6’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근거로 이번에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전신요법제의 사용이 적합한 중등도~중증의 12~17세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 총 289명을 대상으로 트랄로키누맙 150mg, 300mg, 위약을 각각 98명, 97명, 94명에게 투여해 애드브리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각 환자군은 격주로 16주차까지 해당 약물을 투여받았다. 연구자종합평가(IGA) 점수가 0점(깨끗한) 또는 1점(거의 깨끗함) 그리고/또는 EASI 75 (피부염증 면적 및 중증도 점수가 75% 이상 개선) 달성한 경우면 유지요법을 쓰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300mg을 격주로 투여했다.
1차 평가지표는 16주차에 IGA 0점 또는 1점을 달성 그리고/또는 EASI 75 달성 여부였다. 2차 평가지표는 ‘청소년 최악 소양증 등급점수’(Adolescent Worst Pruritus Numeric Rating Scale, AWPNRS) 점수가 4점 이상 감소한 것이었다.
종합하면 애드브리 투여군은 21%가 IGA 0점 또는 1점을 받아 위약 대조군의 4%를 5배 이상 압도했다. EASI 75 달성률은 애드브리 투여군이 29%로 집계돼 위약 대조군의 6%를 5배 정도 웃돌았다.
AWPNRS 4점 이상 감소 비율은 애드브리 투여군이 23%로 위약 대조군의 3%를 7배 이상 상회했다.
EASI 90(증상이 90% 개선) 지표도 애드브리군이 위약군보다 훨씬 높았다.
16주의 최초시험 기간과 52주의 장기 연장시험 기간 동안 평가된 애드브리의 안전성은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서 확보된 것과 일치했다.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ECZTRA 1’, ‘ECZTRA 2’, ‘ECZTRA 3’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피험자들의 1% 이상에서 흔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상기도감염증, 결막염, 주사부위 반응, 호산구증가증 등이었다.
IL-13과 IL-4 사이토카인을 동시에 억제하는 주사제로는 사노피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가 있다. 릴리의 IL-13 억제제 아토피피부염 신약후보물질인 레브리키주맙(lebrikizumab)은 지난 10월2일, 위탁생산공장의 하자로 FDA 승인이 반려됐다. 레브리키주맙은 지난 9월 14일, 유럽연합 의약품사용자문위(CHMP)로부터 ‘엡글리스’(Ebglyss)란 브랜드가 권고 승인을 받았고 지난 11월 21일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획득했다.
애드브리는 다른 경쟁 약물보다 IL-13 사이토카인을 명확하게(단일하게)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승인된 생물학적제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IL-13 억제제는 이 표적을 모호하게 또는 다른 표적을 겸하여 두루뭉술하게 타깃했다. 다만 안전성이 뛰어난 대신 유효성은 경쟁약에 비해 다소 밀리는 것으로 간접비교 결과 추측되고 있다.
레오파마의 브라이언 힐버딩크(Brian Hilberdink) 북미지역 대표 겸 글로벌 집행 부회장은 “이번 승인은 근본적으로 차별화된 약을 원하는 환자들을 위해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한 것”이라며 “위험에 직면한 소아청소년 환자군에게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관리해 줄 치료대안에 대한 접근성을 추가로 확보해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도 표적요법제인 애드브리는 파괴적인 질병과 증상으로 인해 사회적인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잖은 소아 환자들에게 가장 확연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CZTRA 6 임상을 총괄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소재 노스웨스턴대 의대 에이미 폴러(Amy Paller) 피부과장은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증상들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양증을 감소시키고 피부를 말끔하게 개선하는 효능이 입증된 치료대안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헀다. 이어 “이를 입증한 자료를 제공해 준 이번 임상시험 결과야말로 소아 환자를 위한 치료대안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의사들에게 대단히 소중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