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에게 척추 건강은 삶의 질과 건강한 노년을 위해 중요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척추 주변 근육의 노화로 인한 척추 근감소증은 노년층의 일상 활동을 직접적으로 방해해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또한, 척추기립근과 다열근은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해당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 요추전만각이 감소하게 돼 개인의 신체적 기능이 손상되며, 이는 요통 발병률의 증가와 연관된다. 따라서 노인의 근감소증과 척추 변형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노년층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이다.
이상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김동현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도시와 농촌에 각각 거주하고 있는 노인 여성의 척추 건강과 근감소증, 노동과 운동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북 순창군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노인과 성별-연령이 매칭된 서울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직업상태 및 운동참여 정도를 조사했다. 또한 척추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대상자의 요추 신전근을 3차원 분석하고, 척추 및 신체 운동 능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농촌의 노인들이 도시의 노인들에 비해 단순 노동 및 농어업에 더 높은 비율로 종사하고 있었다. 반면 운동 참여율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는데, 유형에 관계없는 운동 참여율은 농촌 여성(60%)이 도시 여성(92%)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척추 기능 평가에서도 척추 안정화와 연관된 등척성 체간 신전근력이 도시 노인에 비해 농촌 노인이 더 작았으며, 허리 기능장애 점수도 농촌 노인이 더 높았다. 이러한 척추 기능의 차이는 궁극적으로 척추 만곡 정도와도 연관이 있는데, 도시 노인보다 농촌 노인이 요추가 더 많이 굽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운동보다 노동과 생업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농촌 지역의 노인에서 척추 기능이 상대적으로 더 저하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도시 지역이 여가 활동이나 스포츠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더 좋기 때문에 노년층의 관심도가 높은 반면, 농촌 지역의 경우 농업, 임업, 어업, 단순 노동 분야의 취업률이 높아 근골격계 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상윤 교수는 “농촌지역의 노인은 도시지역의 노인에 비해 병원 이용률과 물리치료 처방률도 유의하게 낮았으며 이처럼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년층에게 의료복지 인프라의 차이가 만성질환과 퇴행성 척추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며 “노년층의 척추 건강와 운동습관 지원을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Rural and Remote Health (IF 2.733)’ 최근호에 게재됐다.
동맥벽의 탄력이 감소하는 현상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현상이지만 특정 위험 요인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동맥 경직이 가속화된다. 동맥이 경직되면 심장이 수축함에 따라 발생하는 박동 에너지를 완충해 주는 능력이 상실돼 이 에너지가 흡수되지 않을 경우 주요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렇듯 동맥 경직도는 심혈관계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임상적 의미가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의 열악한 식습관과 흡연, 알코올 섭취와 같은 해로운 생활 습관, 재정적인 불안에서 기인하는 높은 스트레스 수준, 동반 질환의 유병률 등이 심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도를 높이고 이 환자들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 이용에도 어려움이 있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고 의학적 개입도 지연돼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김학령·임우현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개인의 동맥 경직도를 간단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발목 맥파 속도(baPWV)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 측정에 있어 충분한 예후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보라매병원 심혈관센터를 방문해 발목 맥파 속도 측정을 완료한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령, 성별, 체질량 지수 및 심혈관 위험 인자 등 임상 특징을 반영해 건강보험 환자군과 의료급여 환자군 각각 1,266명으로 1대 1 매칭 해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발목 맥파 속도는 두 그룹에서 모두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 인자임을 확인했다. 의료급여 환자군은 건강보험 환자군보다 발목 맥파 속도 값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여러 가지 교란 변수들을 보정한 변량 분석에서 맥파 속도가 높을수록 건강보험 환자군에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위험도가 3.12배 증가하고 의료급여 환자군은 3.19배 증가했다.
동맥 경직도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으나, 이번 연구는 발목 맥파 속도를 측정해 심혈관계 이상반응을 예측하고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기반한 동맥 경직도의 예후 가치를 입증한 최초의 연구이다.
발목 맥파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다른 방식보다도 간단한 측정과 저비용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에게 심혈관 위험도를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들의 위험 계층화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학령 교수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를 위한 심혈관 질환의 사전 위험 평가와 효과적인 치료 접근법이 필요한 실정에서, 이들에게 맞는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 계획을 수립하면 잠재적으로 건강 불평등 격차를 해소해 공평하고 효율적인 치료를 보장할 수 있다”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이들의 심혈관 위험을 조기에 감지해 원활한 치료 개입과 삶의 질을 향상할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IF 4.964)’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