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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국내서도 증가 … 항생제에 내성 보여 ‘주의’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12-06 17:29:00
  • 수정 2024-10-18 11: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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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듣던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에 내성 생겨 … 잠복기 길고, 영유아 밀집시설 통해 빠르게 전파

중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10월 셋째 주 102명에서 11월 둘째 주 22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았다. 특히 1~12세 아동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며 부모들의 걱정이 쌓이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된 후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될 수 있으며, 드물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지난 8월 하향 조정된 코로나19와 같은 제4급 법정 감염병이지만 코로나19와 달리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좋아, 적절한 항생제 투여시 임상 경과를 단축시킬 수 있다. 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 시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면역이 생기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 재감염이 흔히 일어날 수 있다.



박영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영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호흡기감염)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이 때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마이코플라즈마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런데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나 이번 겨울은 코로나19, 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라이노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때문에 약을 먹어도 발열과 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시행하여 질환을 감별하고 적합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아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기 때문에 가족 및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몇 주 간 지속될 수 있다“며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자와 밀접접촉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을 삼가고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가장 보편적인 폐렴은 폐렴구균(肺炎球菌, Streptococcus pneumoniae) 감염으로 일어난다. 그람 양성이며 용혈성을 보이는 연쇄상구균의 일종으로 정형성 세균이다. 반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을 비롯한 레지오넬라(Legionella pneumophila), 클라미디아폐렴(Chlamydia pneumoniae), 클라미디아 시타치(Chlamydia psittaci), 콕시엘라(Coxiella burnetii) 등은 비정형세균으로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경계선상에 있다. 


폐렴은 지역사회획득폐렴과 병원획득폐렴으로 나뉜다. 전자는 대기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사람에서 무작위적으로 발병한다. 후자는 병원(특히 중환자실)·요양원·투석센터 등을 통해 감염되는데 동일한 병원체로 인해 발병할 확률히 훨씬 높으며 난치 성향도 더 높다.


지역사회폐렴의 원인균으로 연쇄상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흔히 폐렴구균 또는 쌍구균) 가장 중요한 원인균이다. 기저 폐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Haemophilus influenzae type b, Hib), Moraxella catarrhalis(기관지염, 폐렴, 뇌수막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유발)이 원인일 수 있다. 마이코플라즈마폐렴, 레지오넬라, 클라미디아,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등도 원인균이 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유행 뒤에는 위생불량, 면역력저하 등으로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폐렴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병원획득폐렴의 원인균으로는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연쇄상폐렴구균, 황색포도상구균(특히 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이 주된 병원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3~4년 간격으로 국내서도 유행해 아주 낯선 세균은 아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국경 폐쇄나 국제간 왕래 제한 등으로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이 유행을 안 하다 최근 이런 제한이 풀리면서 감염병 유행 양상이 심각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도 한국처럼 비슷한 패턴으로 폐렴이 유행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즉 마이코플라즈마가 유행하지 않은 3~4년 사이에 태어난 영유아들이 많다 보니까 최근 환자가 아주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폐렴, 독감, 코로나19 등이 대부분 비말로 전파되는데 아이들이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을 다니다보니 접촉 빈도가 높아져서서 빠르게 전파된다”며 “다행스럽게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치명률이 아이들의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항생제 내성 균주들이 유행하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인플루엔자(독감)가 특히 소아 중심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비교해 초기 증상이 비슷해 거의 차이가 없다”며 "전신에 통증이 있고 열이 나고 그 다음에 기침하고 이런 식으로 나타나서 초기 증상으로는 전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호흡기 증상이 있고 고열이 나는 경우엔 빨리 병원에 가서 독감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감이 아닌 경우 증상이 심하다 싶으면 X-레이를 찍어 봐서 폐렴이 동반됐는지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독감검사가 음성이면  X-레이를 찍게 되는데 이미 폐렴이 발생한 경우라면 바로 입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호흡기 증상이 있는 어린이나 관계자들은 학교 출입을 자제하고, 고령층이나 고위험군, 고위험군을 보살피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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