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의 제약기업 반다파마슈티컬스(Vanda Pharmaceuticals, 나스닥 VNDA)는 위운동장애증상(symptoms of gastroparesis, 또는 위무력증, 위마비) 치료제 트래디피탄트(tradipitant)의 신약승인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접수됐다고 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는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내년 9월 18일까지 트래디피탄트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트래디피탄트가 허가를 취득하면 40여년 만에 위운동장애 치료제로 FDA로부터 승인받는 의약품이 될 전망이다. 또 FDA가 위운동장애 치료제의 허가신청을 접수한 것도 이번이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위운동장애는 구역, 구토, 팽만감, 식후 포만감, 복통 증의 증상들과 관련이 있는 위 배출 지연을 나타내는 중증 증상의 하나로 사회적‧직업적 기능 수행을 크게 저해한다.
현재 미국에서 위운동장애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 수는 약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진단을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트래디피탄트는 릴리로부터 라이선스를 도입한 NK-1R 길항제다. 위무력증 외에도 멀미(동요병)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FDA는 트래디피턴트에 대해 임상 프로토콜에 따라 12주 이상의 부분적인 임상 보류를 조치를 내린 상태다.
트래디피탄트의 FDA 허가신청은 임상적 효능을 평가한 ‘2301연구’ 및 ‘3301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각각 12주간 라벨 공개 방식의 임상시험과 무료 공개연장시험(Expanded Access program, EAP) 연구다. 안전성은 각각 최대 12주간의 평가와 EAP에 따른 2년 이상의 평가를 통해 입증됐다.
FDA는 이례적으로 미세생체조직 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s)에서 도출된 비(非) 동물 전임상 독성자료를 접수했다. 반다파마슈티컬스는 비 동물 전임상 독성자료가 접수된 것은 동물 독성연구를 배제하고 새로운 첨단 인간 연관기술로 대체하고자 지난 수 년 동안 FDA를 납득시키려 노력한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다파마슈티컬스의 미하일 폴리메로풀로스(Mihael H. Polymeropoulos) 대표는 “우리가 제출한 신청자료의 완결성을 FDA가 인정해 준 것은 기쁘고 고무적이며,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트래디피탄트가 허가를 취득하면 지난 1979년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승인 이래 처음으로 위운동장애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토클라프라미드는 도파민(D2) 수용체 길항제이자 5-HT4 작용제이다. 돔페리돈은 도파민(D2) 수용체 길항제이지만 5-HT4 작용하지 않는다. 돔페리돈은 국내서 오심, 구토의 완화에만 쓰인다.
레보설피라이드(levosulpiride)는 메트클로프라미드와 마찬가지로 도파민(D2) 수용체 길항제이자 5-HT4 작용제이다. 하지만 기능성소화불량에 적응증을 갖고 있을 뿐 위무력증에는 적응증이 없다.
이토프리드(이토프라이드)는 D2 수용체 길항작용과 함께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콜린에스터 분해효소를 억제해 위장관운동 촉진 작용을 나타내지만 기능성소화불량에 적응증을 갖고 있을 뿐 위무력증 치료제는 아니다.
선택적 5-HT4 작용제인 시사프리드(cisapride)는 1980년 얀센이 발굴했으며, 1993년 7월 29일에 FDA로부터 위산식도역류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나, 2000년 심전도 QT연장 효과(부정맥 유발) 부작용으로 퇴출됐다. 당시 위무력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널리 처방된 바 있다.
시사프리드(시사프라이드)와 같은 계열의 모사프리드(mosapride)과 프루칼로프리드(prucalopride)는 각각 기능성소화불량, 완화제 투여로도 증상 완화에 실패한 만성변비 증상의 치료제로 각각 승인돼 있다.
반다파마슈티컬스는 이번 FDA 승인 신청으로 내년에 3회에 걸쳐 신규 허가 또는 적응증 추가 승인 여부를 FDA로부터 통보받게 됐다.
즉 수면장애 치료제 ‘헤트리오즈’(Hetlioz 성분명 타시멜테온, tasimelteon)이 수면개시가 어려운 특징을 나타내는 불면증에 대한 적응증 추가 여부가 PDUFA에 따라 내년 3월 4일까지 판가름난다.
이와 함께 조현병 치료제 ‘파납트’(Fanapt 성분명 일로페리돈)의 양극성장애 1형과 관련이 있는 조증(躁症) 또는 혼재성 증상 응급치료제 적응증 추가 신청 건이 내년 4월 2일까지 FDA로부터 승인 결정을 받게 된다.
FDA가 허가신청 건을 접수함에 따라 반다 파마슈티컬스(VNDA)는 오는 2024년 세 번째 NDA 또는 추가 신약 신청 결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위무력증과 관련, 종근당은 지난 9월 미국의 바이오제약사 아클립스테라퓨틱스(Aclipse Therapeutics)와 자회사인 클립스투(Aclipse Two)는 국산 당뇨병 신약인 치아졸리딘디온 계열 ‘듀비에정’(DUVIE, 성분명 로베글리타존, lobeglitazone)의 위무력증 및 추가 적응증 개발에 대한 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제외)을 체결한 바 있다.
종근당의 듀비에(개발코드명 M107)는 시판 후 조사(PMS) 기간 3600명 이상의 환자와 피험자에 투약되어 안전성을 입증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에서 경구용 저분자 새로운 화학물질(NCE)로 승인받았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2020년 8월 미국 프로세사파마슈티컬스(Processa Pharmaceuticals)에 신약후보물질 ‘YH12852’(PCS12852)을 최대 4억1050만달러에 글로벌 권리(한국 제외)를 라이선스 아웃했다. 이어 위무력증 환자 대상 2a상 임상시험에서 위 배출 기능 개선 관련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고 2022년 11월 밝혔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YH12852 신약 후보 물질은 다른 5-HT 수용체 대비 5-HT4 수용체에 200배 이상 높은 결합력을 보이며 우수한 선택성 및 효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