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때 생존율과 완치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채홍 고려대 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은 간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 효용성을 평가한 7개 선행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 치료를 받은 재발 고위험군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교차비, 0.371 p<0.001)과 완치율을 뜻하는 무재발생존율(교차비 0.359, p<0.001)이 크게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간암은 국내 암 사망 2위로 표준 치료는 수술이지만, 수술 후에 약 3분의 2에서 간내 재발한다. 특히 암이 혈관에 침범하거나, 절제연이 좁아 수술 후 절제한 경계에 암이 남아 있는 경우에 재발 위험이 더 크다.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한 표준 추가 치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치료로 방사선치료의 활용이 증가되고 있다.
임 교수팀이 메타 분석한 선행 연구에는 혈관 침범과 좁은 절제연 등 간암 재발 고위험군 환자 815명이 포함됐다. 혈관침범이 있었던 간암 환자의 경우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했을 때 1년 생존율은 75.6%로, 수술만 시행했던 환자들의 1년 생존율 36.9% 보다 크게 높았다.
수술 후 좁은 절제연을 보였던 환자군에서도 방사선치료 후 2년 생존율은 90.4%로 수술만 시행한 환자 78.7%보다 높았고, 2년 무재발생존율도 방사선치료 후 70.1%로 수술만 받은 환자 51.7%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 교수는 “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를 받았을 때 재발과 생존율 면에서 모두 유익한 결과가 나왔다” 며 “치료율 향상을 위해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합해서 시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간암 수술 전후 방사선치료의 유익에 대한 연구 질 평가 기반의 메타 분석'(Benefit of perioperative radiotherapy for hepatocellular carcinoma: a quality-based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은 외과 최고권위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IF=15.3) 11월호에 게재됐다.
문원진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 알츠하이머치매의 새로운 조기진단 자기공명영상(MRI) 영상 마커 개발 연구가 2023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꼽혔다. 현재 알츠하이머치매는 비정상단백질인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과잉생산’보다 청소(clearance)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장애가 원인으로 꼽힌다.
맥락막총(choroid plexus)은 뇌실(ventride)에서 발견되는 혈관과 세포의 네트워트로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과 혈액 사이의 장벽을 형성한다. 맥락막총은 혈액에서 뇌로 가는 면역세포에 대한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며 CSF를 생산하는 주요 장소로 뇌세포에서 노폐물과 독성단백질을 청소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일부연구에서는 맥락막총 이상이 단백질 청소의 장애를 일으켜 뇌 속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 축적을 초래하고, 면역 장애를 일으켜 신경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지장애와 관련한 영상의학적 특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내용이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치매 스펙트럼의 다양한 인지장애 단계에서의 맥락막총의 기능적, 구조적 변화를 MRI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총 532명의 다양한 인지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3Tesla급 뇌 MRI로 구조적 영상을 분석했다. 맥락막의 기능과 조성을 파악하기 위해, 역동적조영증강(DCE)영상)을 이용해, 조직의 투과도를 측정했다. 또 다중에코 GRE 영상을 통해 석회화/철분 등의 조성을 파악하기 위한 자율화 맵을 계산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치매 스펙트럼 환자에서 뇌 MRI상 맥락막총의 부피가 인지장애 정도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락막총의 부피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이어 경도인지장애, 주관적인지장애 순으로 확인됐다. 나이, 남성(성별), 고혈압이 맥락막총의 부피와 연관성이 있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결과, 아밀로이드 병리 여부와는 관련성이 없었다.
다중분석에서는 맥락막총 부피는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인 인지기능 측면에서 맥락막총의 부피가 클수록 자기 통제와 계획 등을 관장하는 실행능력과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츠하이머치매에서 맥락막총의 투과성이 경도인지장애에 비해 낮아져, 맥락막총의 기능 저하가 알츠하이머치매와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문원진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손상과 관련해 맥라막총 부피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 핵심적 연구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해상도 뇌구조 영상과 DCE 영상, 정량화자율화맵 등을 이용해 맥락막총의 부피 및 생리학적 특징을 세밀하게 특정하고, 다양한 단계의 인지 손상 관계를 더욱 명확히 파악했다. 이를 통해 맥락막총의 변화가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관여하는 독립적 인자로 치료에서 맥락막총을 새로운 치료 대상으로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연구가 우수 성과로 선정된 데는 같은 연구팀의 신경과 문연실 교수와의 팀워크가 중요했다”며 “향후 진단을 넘어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연구를 확장할 것”이라고 소망했다.
이번 연구가 대학병원으로는 드물게 우수연구 성과 100선에 꼽힌 이유 중 하나는 과학기술적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맥락막총의 부피와 알츠하이머 병의 인지 손상 사이의 관계를 밝힌 이번 연구 성과는 사회적으로 증가세가 뚜렷한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 도구 개발에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또 맥락막총의 구조 및 기능적 변화와 알츠하이머병 진행과의 연관성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치료전략 및 치료제 개발에 혁신적 적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맥락막총 역할에 대한 새로운 결과를 밝혀 그동안 간과돼왔던 뇌척수액과 맥락막총, 퇴행성신경질환관의 관련성 연구가 전환점을 맞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문 교수는 “이번 성과로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환자의 치료 비용과 기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에 부담을 주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증가세를 저지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관리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