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스텔라스제약과 미국 화이자가 공동 판매하는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 계열의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연질캡슐’(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미드 Enzalutamide)이 고위험 생화학적 재발(biochemical recurrence, BCR) 비 전이성 호르몬민감성(거세민감성) 전립선암(non-metastatic castration-sensitive prostate cancer, nmCSPC) 치료 적응증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추가로 16일(미국 현지시각) 승인받았다.
생화학적 재발은 전립선암 환자의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상승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에 따라 엑스탄디는 생화학적 재발(BCR)로 인해 종양이 전이될 위험성이 높은 비(非) 전이성 거세 민감성 전립선암(nmCSPC) 환자, 즉 다수의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쓰일 수 있게 됐다. 안드로겐 수용체 신호전달 저해제 가운데 이런 조건에서 처방될 수 있도록 FDA 허가를 취득한 것은 엑스탄디가 최초다.
적응증에 따라 엑스탄디는 이들 환자에게 단독요법 또는 고나도트로핀 방출 호르몬(GnRH) 유사체(즉 류프로라이드·leuprolide)과의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비전이성 거세민감성 신규 적응증은 현재 유럽 의약품청(EMA)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들이 ‘EMBARK’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심사 중이다.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방사선요법, 또는 두 가지 치료법을 병행하는 경우 등 근치적(definitive) 전립선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20~40%는 10년 이내에 생화학적 재발에 직면한다고 알려져 있다.
생화학적 재발 위험성이 높은 환자 10명 중 9명 정도가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이행되고, 3명당 1명꼴로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이번 승인은 우선심사, 패스트트랙, 항암제 실시간 심사(RTOR) 대상으로 지정받았고 3상 ‘EMBARK’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총 1068명의 고위험 BCR nmCSPC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다의료기관 방식의 이 임상시험은 엑스탄디+류프로라이드(leuprolide) 병용요법(355명), 위약+류프로라이드 병용요법(358명), 엑스탄디 단독요법(355명) 등 3가지를 비교했다. 미국, 캐나다, 유럽, 남미,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환자가 등록됐다.
임상 결과 엑스탄디+류프로라이드 병용군은 1차 평가지표인 무전이 생존기간(metastasis-free survival, MFS)을 충족했다. 즉 위약+류프로라이드 병용군에 비해 전이가 나타났거나, 사망에 이른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58% 낮았다.
EMBARK 임상을 총괄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소재 캐롤라이나 비뇨기연구센터의 닐 쇼어 최고 의학책임자는 “지금까지 종양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고 생화학적 재발이 나타난 환자들을 위한 치료대안 선택의 폭은 제한적이었다”면서 “이번 FDA 추가 적응증 승인은 안드로겐 박탈 신호전달 저해제의 일종인 엑스탄디가 표준요법제로 선택되면서 치료방법에 발전을 가져온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화이자의 크리스 보쇼프(Chris Boshoff) 최고 항암제 연구개발 책임자 겸 부회장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30만명 이상의 전립선암 환자들이 엑스탄디를 처방받았다”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초기 전립선암 적응증이 추가 승인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엑스탄디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2012년 8월 FDA 승인), 비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2018년 7월), 전이성 거세민감성 전립선암(2019년 12월) 환자 등에서 입증한 전반적인 생존기간 개선과 탄탄한 임상적 프로필이 이번 적응증 추가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엑스탄디는 지난 6월 20일, 화이자의 경구용 폴리 ADP 리보스 폴리머라제(poly ADP-ribose polymarase, PARP) 저해제인 ‘탈제나캡슐’(Talzenna, 성분명 탈라조파립 토실산염, talazoparib tosylate)과의 병용요법이 성인 상동 재조합 복구(HRR: ATM, ATR, BRCA1, BRCA2, CDK12, CHEK2, FANCA, MLH1, MRE11A, NBN, PALB2, RAD51C 등 12개 유전자 중 최소 하나에 해당) 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로 승인받음으로써 4번째 적응증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