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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편집 적용 치료제 세계 최초 승인 … ‘카스게비’ 영국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11-17 11:33:08
  • 수정 2023-12-11 17: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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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상적혈구빈혈/베타지중해빈혈 … 조혈줄기세포에서 BCL11A 유전자 제거해 환자에 주입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편집기술을 활용한 유전자치료제가 세계 처음으로 영국에서 승인됐다. 부작용 발생 가능성과 비싼 치료비는 해결 과제로 남았지만 유전자 치료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이 그어졌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 Incorporated. 나스닥 VRTX)와 스위스 추크(ZUG, 취리히에서 정남향으로 35km 떨어진 도시)생명공학기업 CRISPR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 나스닥 CRSP)는 유전자 가위 ‘CRISPR/Cas9’이 적용된 유전자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 일명 엑사셀, exagamglogene autotemcel, exa-cel)이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취득했다고 16(현지시각) 발표했다.

 

카스게비는 재발성 혈관폐쇄 위기(vaso-occlusive crises, VOCs)를 겪고 있고 12세 이상의 겸상(鎌狀)적혈구질환(sickle cell disease, SCD) 환자, 또는 인체 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가 일치하는 조혈모세포이식 공여자가 없는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transfusion-dependent beta thalassemia, TDT) 환자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현재 영국 내에서 카스게비 사용이 적합한 것으로 보이는 환자 수는 2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카스게비는 겸상적혈구질환과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인 CLIMB-111 CLIMB-121에서 각각 1차 평가지표로 정한 최소 12개월 연속으로 중증 혈관폐쇄위기를 겪지 않은 환자 비율 또는 수혈을 받지 않은 환자 비율을 충족해 이번 승인을 획득했다. 이런 치료 효과는 한 번 달성되면 평생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겸상적혈구빈혈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중간결과가 도출된 29명 중 28명이 치료 후 최소 1년 동안 통증이 완전히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한 달에 한 번씩 수혈을 받는 베타지중해빈혈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42명이 중간 결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임상에 장기 참여했다. 카스게비 치료 후 39명은 최소 1년 동안 수혈이 불필요했다. 나머지 3명은 수혈의 필요성이 70% 이상 감소했다.

 

이와 함께 총 97명의 겸상적혈구질환 및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카스게비의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부설판(busulfan) 및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받은 것과 비교해 대체적으로 골수파괴 부작용이 비슷했다. 부설판은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 처치제로서 DNA, RNA, 단백 합성을 저해하여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알킬화제다. 휴지기에 있는 종양 세포에 가장 강한 활성을 보인다.

 

두 임상시험을 총괄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요수 드 라 푸엔테(Josu de la Fuente) 교수는 이번 승인으로 혁신적인 치료제들을 기다렸던 적합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대안을 선보이게 됐다환자들이 약물에 대한 접근성을 가급적 빨리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버텍스파마슈티컬스의 레쉬마 케왈라마니(Reshma Kewalramani) 대표는 오늘은 과학계와 의학계에 역사적인 날의 하루가 될 것이라며 이번 카스게비 영국 승인은 CRISPR 유전자가위 기반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승인받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CRISPR테라퓨틱스의 사마르스 쿨카르니(Samarth Kulkarni) 대표는 이번 승인은 여러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노벨상을 수상한 이 기술이 다양한 적응증에 사용되기 위한 처음 활용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유전자 가위 ‘CRISPR/Cas9’이 적용된 새로운 유전자치료제들의 발굴개발을 위해 2015년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앞서 영국 보건당국은 카스게비를 혁신 라이선싱접근경로’(Innovative Licensing and Access Pathway, ILAP)에 따라 혁신 패스포트대상으로 지정했다. 유럽의약품청(RMA)MHRA는 각각 지난해 12월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받아, 올해 1월 이를 접수하고 심사에 착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신약승인신청을 접수하고 겸상 적혈구질환은 우선심사 대상으로,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은 표준심사 대상으로 각각 지정했다. 이에 대한 심사 결과는 각각 올해 128일과 내년 330일 이전에 나올 예정이다.

 

두 질환은 적혈구의 산소 운반을 돕는 분자인 헤모글로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에 오류가 생겨 발생한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통한 유전자편집 교정은 오류가 생겨 교정이 필요한 DNA 부위로 안내하는 'RNA 분자'DNA를 절단하는 효소인 '캐스9'로 구성된다.

 

카스게비는 유전자 변형 자가 CD34+ 세포 농축액으로, 환자의 조혈모세포(줄기세포) 및 그 전구체를 꺼내 체외에서 CRISPR/Cas9를 통해 BCL11A 유전자의 적혈구 특이적 발현 촉진자(enhancer) 영역에 근접해 이를 파괴하는 유전자편집 과정을 거친 유전자 교정 치료제다.

 

BCL11A 유전자는 유전자 전사를 억제하는 인자로서 베타 헤모글로빈병증, 악성 혈액병증, 일부 고형암과 2형 당뇨병, 지적장애 등을 초래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는 태아형 헤모글로빈(HbF/Fetal(α2γ2), HbA(α2β2) 유형)이 성인형(주로 HbA(α2β2, 알파체인 2개 및 베타체인 2)으로 전환하는 것, 조혈시스템 발달 등을 유도한다. 즉 BCL11A는 태아 헤모글로빈 성분 중 γ-글로빈의 발현을 억제하는 전사인자다.

 

성인의 경우 대부분 α2β2를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전자이상으로 베타체인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하면 관련 유전자의 오류 형태에 따라 겸상적혈구질환 또는 베타지중해빈혈이 된다. 베타지중해빈혈은 상염색체 열성질환으로 양쪽 부모로부터 이상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중증이 된다.

 

따라서 카스게비를 통해 유전자를 교정한 세포(즉 BCL11A 유전자를 제거한 세포)를 환자의 몸에 투여하면 태아형(α2γ2) 헤모글로빈이 충만한, 기능적으로는 정상 헤모글로빈을 포함한 적혈구가 생성되면서 산소 공급이 증가하고 두 질환의 증상이 완화된다. 태아형 헤모글로빈은 성인형 헤모글로빈과 산소와 결합하는 능력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유전자교정 치료는 안전성 우려로 이번 영국 승인 전까지 전 세계 어디서도 사용 허가가 난 적이 없다. 의도치 않은 유전자 변형이 일어날 우려 때문이다.

 

이번 임상에서는 환자들이 메스꺼움, 피로감, 발열, 감염 위험 증가 등의 부작용을 보였지만 심각한 안전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사는 이 기술의 안전성을 모니터링해 추후 해당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높은 치료 비용은 이 약의 접근성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카스게비 약가는 환자 당 단회 치료에 약 200만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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