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 김태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협심증을 앓고 있던 지 씨(50세, 남)를 로봇을 이용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로 안전하게 치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로봇을 이용해 보다 정교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은 지 씨는 합병증 없이 시술 후 하루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번 시술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외국산에 의존하던 로봇 시장에서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국산 관상동맥중재술 ‘1호 로봇’을 이용한 시술인 만큼 더욱 의미가 크다.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최재순 ·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팀이 개발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에이비아(AVIAR)’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은평성모병원에서 실증임상연구를 위한 실제 시술에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해외진출까지 추진 중이다.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이란 환자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이나 손목의 혈관을 통해 얇은 카테터를 심장 관상동맥까지 삽입한 뒤, 좁아진 관상동맥에 풍선을 진입시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를 펼쳐넣는 시술법이다. 동맥경화나 혈전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협심증,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장비를 미세혈관에 집어넣어 진행되는 시술인 데에 더해, 관상동맥에서 나타나는 병변이 환자마다 다르고 복잡해 숙련된 의료진의 술기가 중요하다.
또한 눈으로 보이지 않는 몸속 혈관을 시술하다 보니 시술 중 엑스레이 투시 영상을 통해 스텐트가 정확한 위치에 도달했는지 확인하며 시술한다. 여러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경우 반복되는 엑스레이 촬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은 의사의 손에 해당하는 핸들 부분과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조이스틱과 같은 핸들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조종해 환자의 관상동맥 내 목표 병변까지 유도 철사를 넣은 뒤, 혈관 확장을 위한 풍선과 스텐트를 진입시킨다.
핸들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mm씩 오차 없이 이동한다. 또한 핸들에는 햅틱기능이 장착돼 있어 시술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미세한 감각을 실제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의 컴퓨터 부분에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시술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표시해 의료진이 정확하게 시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술 도중 환자의 혈관 커브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숙련된 의료진의 노하우에 의존해 시술이 진행됐지만,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로봇을 이용한 미세조정이 가능해 더욱 정확하고 정교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의료진은 시술 때 사용되는 엑스레이 기계가 있는 곳과 떨어진 곳에서 시술할 수 있고, 시술 시간이 단축돼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방사선 노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미세조정을 통해 환자의 병변에 오차 없이 스텐트를 정확하게 삽입했고 환자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며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보다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어 관상동맥 병변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고위험 환자분들도 더욱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이 13일 최신형 4세대 단일공 로봇수술 기기 ‘다빈치 SP’ 도입 기념식을 가졌다. 건국대병원은 지난 9월 다빈치 SP를 도입했으며 11월 8일 첫 수술을 시행했다.
다빈치 SP는 하나의 팔에 관절이 있는 3개의 기구와 360도 회전이 가능한 3DHD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 단일공(Single Port)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 기기이다. 환자 몸에 작은 절개 하나로 수술하지만 각 관절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흉터가 작아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미용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7년 10월 다빈치 Xi를 도입하고 개소했으며 현재 2,900례를 넘어 월평균 55회의 로봇 수술을 시행 중이다. 지난 2022년 2월에는 산부인과 단독으로 로봇수술 1,000례를 달성하고 2023년 10월에는 외과 단독으로 1,000례를 달성하는 등 의료진들의 높은 로봇 수술 숙련도로 환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황대용 의료원장은 “로봇 수술 기기 도입 당시에는 걱정과 고민이 많았지만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최고의 치료를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시행하고 있다”며 “곧 달성할 3천 회와 다빈치 SP 도입을 자축하며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유광하 병원장은 “병원 발전의 핵심이 되는 수술 분야에서 큰 성과를 달성해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번 다빈치 SP의 도입은 건국대병원 전 직원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더욱 큰 성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