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해 기술이전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혁신신약 투스페티닙(Tuspetinib, TUS)의 진전된 1/2상 1/2상 ‘APTIVATE’ 임상시혐 결과가 공개됏다.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및 캐나다 토론토 중심의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Aptose Biosciences, 나스닥 APTO)는 30일(현지시각) 포르투칼 에스토릴에서 유럽혈액학회(ESH 2023) 중 웹 캐스트 발표를 통해 완전관해 42% 등의 우수한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TUS는 골수성 악성 종양에서 작용하는 주요 키나제를 표적하는 1일 1회 투여 경구용 골수키놈억제제(myeloid kinome inhibitor, MKI)다. 키놈은 AML의 진행과 관련된 여러 키나제(kinase)의 모음이란 의미다. TUS는 SYK, FLT3, JAK1/2, KIT변이, RSK2, TAK1-TAB1 키나제 등을 표적하며 나머지 키나제는 안전성을 위해 건드리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TUS는 베네토클락스(venetoclax, VEN)로 치료되지 않는(VEN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의 발현과 증식에 관여하는 FLT3변이, KIT변이, SYK, JAK/STAT 경로의 JAK1/2변이, RAS/MAPK 경로의 RSK2 등을 억제한다.
애브비의 ‘벤클렉스타정’(Venclexta 성분명 베네토클락스, venetoclax)는 만성골수성백혈병(CLL) 세포의 세포자살을 방해하는 Bcl-2(B-cell lymphoma-2) 단백질을 억제해 세포자살 과정을 회복하게 해준다. Bcl-2가 과발현되면 AML, CLL 등에서 악성 변화가 나타나며 화학요법제에 내성을 띠게 된다.
이번 임상은 TUS 단독요법과 TUS/VEN병용요법을 평가했다. 140명 이상의 환자가 TUS를 투여 받았으며 이 중 91명은 단독요법으로, 나머지 환자들은 TUS/VEN 병용요법(49명, 당초 목표는 30명)으로 치료했다.
지난 23일까지의 데이터 분석 결과, 단독 및 병용요법 환자군 모두에서 TUS는 특이할 만한 부작용 사례 발생없이 유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우선 2상 임상 용량(recommended phase 2 dose, RP2D)인 80mg TUS 단독요법에서, VEN 치료 경험이 없는 모든 환자의 42%에서 완전관해(CR/CRh)가 나타났다. 이 중 FLT3 돌연변이 환자군에서는 60%에 이르는 완전관해 효과를 확인했다. CRh는 부분적 혈액학적 회복(partial hematologic recovery)을 동반한 완전관해를 의미한다.
반면 VEN 치료 경험이 없으며 FTL3 야생형(비 변이) AML 환자의 완전관해율은 29%였다. 앱토즈는 이에 대해 현재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FTL3 야생형 AML 환자의 70~75%를 추가로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치료반응은 총 4가지 용량에서 나타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회복된 혈구 수가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부 환자에서는 긍정적 약물 반응이 조혈모세포이식 (HSCT) 치료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치료반응은 2세대 FLT3 저해제인 길테리티닙(gilteritinib)보다 우수했다.
참고로 아스텔라스 ‘조스파타정’(Xospata 성분명 길테리티닙 Gilteritinib)은 2018년 11월 28일 FLT3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성인 AML 환자를 위한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FLT3 ITD, FLT3 D835, FLT3 I836 돌연변이가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AML 성인 환자 138명에서 중앙값 4.6개월(2.8~15.8개월)의 추적조사 후 29명(21%)의 환자가 완전관해(CR) 또는 부분적 혈액학적 회복(partial hematologic recovery)을 동반한 완전관해(CRh)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TUS 80mg과 VEN 400mg 병용요법은 AML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APTIVATE 임상 TUS/VEN 병용요법 코호트에 등록된 미국 환자의 90% 이상은 VEN 단독요법 치료에 실패했다. 이는 VEN 치료에 불응성인 환자에게 개선된 구제요법의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TUS가 VEN의 여러 내성 메커니즘 억제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VEN 단독요법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가속승인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앱토즈는 설명했다.
TUS/VEN 병용요법에서 평가 가능한 환자 31명의 객관적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은 48%로 나타났다. 이들 중 VEN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81%다. 또 FLT3 돌연변이 환자의 ORR은 60%, FLT3 야생형의 ORR은 43%였다.
앱토즈는 대부분 환자들이 최근 2~6주 전에 투약을 시작해 치료 초기에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우수한 반응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한 것은 물론, 기존 치료제 사용에도 질병이 진행된 환자들에게 병용요법을 통해 추가적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앱토즈는 강조했다.
발표에는 앱토즈 최고의학책임자 라파엘 베아(Rafael Bejar) 박사와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암센터 백혈병 담당 교수 나발 G. 데버(Naval G. Daver) 박사가 참여했다. AML 혁신신약 개발 권위자로 인정받는 데버 박사는 현재 TUS 임상시험 책임자를 맡고 있다.
베아 박사는 “AML은 치료하기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질병인데, TUS의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가 우수한 방향으로 성숙돼 가고 있어 크게 만족한다”며 “AML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효과적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FLT3 돌연변이 없는(야생형) 환자들과, VEN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TUS가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TUS 임상 책임자 데버 박사는 “TUS/VEN 병용요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는 매우 고무적이며, 이는 빈번히 접할 수 있는 VEN 실패 AML 환자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축적된 TUS/VEN 병용 데이터는 향후 삼제 병용요법(TUS/VEN/저메틸화제, HMA)으로도 임상 개발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VEN/저메틸화제/아자시티딘(azacitidine) 3제 병용요법은 2020년 10월 16일에 75세 이상이거나 동반 질환으로 고강도유도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는 새로 진단된 AML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TUS는 2021년 4억2000만 달러 규모로 앱토즈에 기술수출 됐다. 한미약품은 당시 확정 계약금 1250만달러를 500만달러의 현금과 750만달러의 앱토즈 주식으로 나눠받았다. 상업화 시 마일스톤으로 최대 4억750만달러를 수령할 수 있다. 로열티는 별도다.
TUS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2018년), 패스트트랙 개발 품목(2022년)으로 지정됐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혁신 잠재력을 바탕으로 지난 9월 앱토즈에 700만달러(지분으로 최대 19.99%)를 투자키로 했다.
300만달러는 1차 지분 투자에 들어갔다. 보통주 가격에 프리미엄을 얹혀 앱토즈 주식을 주당 4488달러에 매입했다. 앱토즈는 투자자 권리 계약에 따라 투스페티닙의 등록권, 선매권, 정보권, 비상임 컨설턴트 임명권 등 특정 권리를 한미약품에 부여했다.
남은 400만달러 투자는 앱토즈가 2024년 7월 1일 이전에 투스페티닙 개발과 관련한 특정 절차를 완료할 시 단행된다. 앱토즈는 올해 안에 목표하는 개발 단계(1/2상 완수)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