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후천적 색소질환인 ‘리엘흑색증’(Riehl’s melanosis)의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다. 리엘흑색증은 후천적으로 생긴 진피성 색소침착 피부질환으로 주로 어두운 피부의 중년 여성에서 얼굴과 목 부위에 회갈색의 색소가 침착되는 특징을 보인다. 치료가 잘 안되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난치성 색소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박영준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팀(김율희·백두진 전공의)은 리엘 흑색증을 피코레이저와 펄스다이레이저 복합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리엘흑색증 진단을 받은 환자 13명의 피부 병리조직을 분석한 결과, 진피의 멜라닌 색소침착 및 혈관 확장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진피 멜라닌 색소와 혈관성 병변을 치료하는 데 각각 유용한 피코레이저와 펄스다이레이저를 이용한 복합치료를 시행했다.
피코레이저는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기능이 있어 주로 피부의 전반적인 화이트닝, 기미, 흑자 등의 색소성 질환을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 펄스다이레이저는 산화헤모글로빈을 표적으로 하는 레이저로 주사(酒齄) 피부염, 혈관종, 화염상 모반 등 혈관의 확장 및 증식에 의한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연구팀은 색소침착을 치료하는 피코레이저 단독치료 환자군과 피코레이저·펄스다이레이저 복합치료 환자군으로 나눠, ’진피 색소 범위 및 중증도 수치‘ 감소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단독치료군의 경우 14.6%, 피코레이저·펄스다이레이저 복합치료군은 47.0%로 각각 나타나 복합치료군의 색소침착이 3배 이상 더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복합치료 후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리엘흑색증은 알레르겐의 지속적인 노출로 인한 염증반응과 함께 발생하는 진피성 색소침착으로 원인물질을 찾아내기 힘들고, 진피성 색소침착은 레이저 치료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교수는 “치료가 잘 안 되는 심각한 피부질환인 리엘 흑색증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피부의 조직학적 특성을 임상에 적용해 좋은 치료성적을 확인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국제 학술지 ’Photodermatology, photoimmunology and photomedicine’(IF=3.254)에 ‘진피 멜라닌과 혈관 확장을 타깃한 리엘흑색증의 새로운 치료법’(A novel treatment for Riehl’s melanosis targeting both dermal melanin and vessels)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