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개발에서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밀린 존슨앤드존슨(얀센), 그에 앞서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에 뒤져 쓴맛을 본 얀센과 사노피가 장외 병원성 대장균(E. coli)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양사는 얀센이 개발해 3상 임상을 진행 중 장외 병원성 대장균 9가 백신후보물질(ExPEC9V)의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얀센의 잠재적인 계열 내 최초 제품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과학과 사노피의 전 세계적 제조 역량과 혁신적인 백신 출시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성을 결합할 방침이다.
장외 병원성 대장균은 고령자에서 패혈증의 주요 원인이다. 패혈증은 심각한 질병과 광범위한 장기 손상을 동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혈류 감염으로, 감염에 대한 신체의 자기파괴적 반응으로 인해 확산된다.
주요 위험 요인에는 연령(60세 이상), 만성질환(당뇨병, 암, 신장질환) 등이 포함된다. 항생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t, AMR) 대장균 균주는 지속적인 의료 문제이며 장외 병원성 대장균은 전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 위기를 초래하는 주요 요인이다.
얀센은 2021년 5월에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침습성 대장균 감염질환(invasive E. coli disease, IED) 예방을 위한 ExPEC9V의 효능을 평가하는 3상 E.mbrace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환자 등록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사노피와 얀센은 계약에 따라 현재 및 미래 연구개발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할 예정이다. 사노피는 얀센에게 1억7500만달러를 선불로 지급하고, 이후 개발 및 상용화 진척에 따라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했다.
양사는 미국, 유럽연합4개국(EU4,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는 이익을 공유할 것이며 나머지 지역(rest of the world, ROW)에서는 얀센이 사노피로부터 단계별 로열티 및 매출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사노피 백신사업부 토마스 트리옹프(Thomas Triomphe) 부사장은 “대장균은 고령자에서 패혈증, 사망, 항균제내성의 주요 원인이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병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계열 내 최초 및 최고의 백신을 설계하고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약속과 일치하는 얀센과의 협약은 입원비용과 장외 병원성 대장균과 관련된 의료시스템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공중 보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전 세계 노인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침습성 대장균 감염질환은 매년 전세계에서 1000만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균은 항생제에 점차 내성 변이를 보여 이미 개발된 항생제를 쓸모 없게 만들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절실하다.
얀센은 코로나19 백신 매출 급감에 따른 여파로 올해 2분기 백신 부문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했다. 이에 지난 8월 네덜란드 라이덴의 연구소를 폐쇄하고, 황색포도상구균백신·RSV백신·HBV(B형간염)치료제 등의 개발 중단을 사실상 선언헀다. 하지만 이런 혼란 속에서도 1만8500명을 대상으로 한 대장균 백신의 3상은 계속하고 있으며, 1차 평가 완료일을 2025년 5월로 세팅하고 굳건한 개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노피는 이번 협약을 통해 현금을 창출할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기 위해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