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수·이민종 이대서울병원,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만성 B형간염 환자의 e항원 양성 면역활동기(간염 악화기간)에서 간암을 초래하는 인자를 밝혀내는 위험 예측모델 개발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25일 발표했다.
만성 B형간염은 e항원 양성이면서 바이러스 수치는 매우 높지만 면역반응이 거의 없고, 간조직에 염증이 없거나 경미해 간수치가 정상인 '면역관용기'를 거쳐 면역반응이 증가하면서 간내 염증이 활발해지고 간수치가 상승하는 '면역활동기'로 이행한다. 이 시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공동 연구팀은 이대서울병원 등 국내 23개 기관 및 유럽 9개 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면역관용기에서 면역활동기로 이행하는 e항원 양성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의 새로운 간암 위험 예측 모델 개발' 결과를 도출하고 관련 논문을 간장학(肝腸學)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인용지수 IF=25.7) 온라인판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면역관용기에서 면역활동기로 이행하는 총 3757명의 B형간염 환자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면역활동기에서 △치료 시작시의 나이 △남성 △당뇨병 △낮은 혈소판 수치와 함께 △중간 정도의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 (log10 5-8 IU/ml)가 간암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밝혔다.
연구팀은 5가지 위험인자들을 이용해 새로운 간암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했으며, 시간-의존 ROC(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곡선으로 평가한 5년, 10년 예측도가 각각 0.827, 0.892로 기존 모형들에 비해 간암 발생에 대한 높은 예측능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예측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외부검증(external validation)을 거친 결과, 마찬가지로 간암 발생에 대한 높은 예측력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면역관용기에서 면역활동기로 이행하는 e항원 양성 만성 B형간염 환자 중에서 간암 발생의 고위험 환자를 찾아내고 이런 환자를 보다 면밀하게 추적해 초기 단계의 간암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예측모델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임상적인 의미가 있다.
유지욱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모야모야 뇌출혈의 위험인자 규명
유지욱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모야모야 환자 뇌출혈 발생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후방 모야모야 혈관 파열’의 위험인자 식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미국 신경외과학회지’(Journal of Neurosurgery, IF 5.526)에 지난달 25일 발표했다고 25일 소개했다. 이 학회지는 신경외과 분야에서 제일 공신력 있는 저널로 손꼽히고 있다.
모야모야 환자의 약 40~50%에서 특이적으로 관찰되는 후방 모야모야 혈관은 대략 직경 1.0mm 정도의 작은 미세혈관이다. 최근 연구들은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있는 환자의 경우, 뇌출혈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유지욱 교수팀은 성인 모야모야 환자, 총 76개 대뇌반구의 각종 영상자료(MRI, CT 등), 특히 혈관벽 MRI(vessel wall MRI)를 파열군과 비파열군으로 구분해 대조분석했다. 그 결과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큰 단면적을 가진 경우,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단독으로 있는 경우 파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유 교슈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의 임상 증상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되는데 뇌출혈은 의식저하를 포함해 매우 치명적이지만, 위험도는 덜 알려진 상태”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위험한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관찰되는 모야모야 환자들의 경우에는 뇌출혈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제목은 ‘성인 모야모야병에서 파열된 맥락막 문합부와 파열되지 않은 맥락막 문합부의 형태학적 차이 : 고해상도 혈관벽 영상연구’(Morphologic differences between ruptured and unruptured choroidal anastomosis in adult moyamoya disease: a high-resolution vessel wall imaging study)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