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 중인 단장증후군 신약후보물질인 LAPSGLP-2 analog(HM15912)가 다른 희귀질환인 ‘이식편대숙주병’(移植片對宿主病, Graft Versus Host Disease, GVHD)’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혁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1~14일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 Congress 2023)에서 LAPSGLP-2 analog의 연구 결과 2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HM15912은 이를 통해 소장 성장 촉진과 장 염증 완화 효능을 토대로 이식편대숙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알렸다.
이식편대숙주병은 골수이식 때 수혈된 림프구가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몸을 공격하면서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치사율이 매우 높다. 현재 표준치료제로 스테로이드 단독요법 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이 쓰이고 있으나 치료 효능에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는 GVHD 동물모델에서 예방 및 치료적 용법으로 HM15912를 투약한 결과 GVHD score 및 생존율이 유의하게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HM15912의 위장관 보호 및 재생 능력은 GVHD의 주된 사망 원인인 위장관 침범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에 반응성을 보이지 않는 GVHD 동물모델에서 HM15912 투약 시 GVHD score 및 생존율 모두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효능은 스테로이드 저항성을 갖는 GVHD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큰 고통을 감안할 때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감으로 끝까지 추진해 나가야 하는 영역”이라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외과적 절제술로 인해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발생하는 흡수 장애에 따라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신생아 10만 명 중 약 24.5명에서 발병해 소아청소년기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생존율 또한 50% 이하로 매우 낮다.
HM15912는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혁신신약으로, GLP-2의 개선된 체내 지속성과 우수한 융모세포 성장촉진 효과를 토대로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2020년엔 FDA 소아희귀의약품(RPD)으로, 2021년엔 FDA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현재 글로벌 2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