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몽고메리카운티 내 플리머스미팅(PLYMOUTH MEETING)에 소재한 희귀 신경계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하모니바이오사이언스(Harmony Biosciences, 나스닥 HRMY)는 기면증 치료제인 ‘와킥스필름코팅정’(Wakix, 성분명 피톨리산트, pitolisant)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특발성 과다수면증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희귀 만성 신경계질환의 일종인 특발성 과다수면증(idiopathic hypersomnia, IH)은 충분하거나 장시간 동안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주간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이 수반된다. 아울러 수면에서 깨어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수면관성’(sleep inertia)과 인지·주의·환기 등의 장애로 머릿속이 안개처럼 뿌연 상태를 일컫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를 동반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수면 및 각성 상태를 안정화시키는 데 관여하는 뇌내 부위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특발성 과다수면증환자 수는 약 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중 진단받은 환자들은 4만명선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모니바이오사이언스는 성인 특발성 과다수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피톨리산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3상 ‘INTUNE’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중맹검, 위약대조, 피험자 무작위 배정방식이다. 피험자 등록이 당초 예정보다 9개월 앞서 종료돼 주요 결과가 올 4분기 중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톨리산트는 대뇌피질, 시상하부의 해마, 기저핵에 위치하는 히스타민3(H3) 수용체의 역작용제(inverse agonist)로 히스타민 자가수용체(auto-receptor)를 차단함으로써, 내인성 히스타민 농도를 올리고 히스타민 활성을 높여 각성을 유도한다. H3 수용체는 뇌내 히스타민의 합성과 분비를 막는 수용체다.
피톨리산트는 프랑스 바이오프로제(Bioprojet)의 공동 창립자인 장-마리 레콤트(Jeanne-Marie Lecomte) 박사와 장-샤를 슈바르츠(Jean-Charles Schwartz) 박사가 개발했으며 2017년 10월 6일 하모니바이오사이언스가 2억7000만달러에 미국 판권을 인수했다. 2016년 3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탈력발작 유무에 상관 없는 성인 기면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후 미국에서 와킥스란 브랜드로 2019년 8월 15일 주간과다졸림(EDS)을 동반한 기면증(narcolepsy)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2020년 10월 13일 기면증에 동반된 탈력발작(cataplexy)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이 2018년 4월 25일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의 판권을 바이오프로제로부터 도입해, 2020년 12월 30일 ‘와킥스필름코팅정’ 20mg 및 5mg이 2020년 12월 30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반면 기면증 치료제인 모다피닐(Modafinil)은 도파민재흡수억제제(DRI, Dopamine Reuptake Inhibitor)이며, 솔리암페톨(Solriamfetol)은 이중작용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DNRI)이다. 기면증은 주간과다졸림증과 탈력발작을 양대 특징으로 하며, 특발성과다수면증은 여기에 수면관성과 브레인포그 특징을 동반하는 게 다르다.
하모니바이오사이언스의 쿠마르 부두르(Kumar Budur) 최고의학책임자는 “FDA의 이번 희귀약 지정은 피톨리산트가 성인 특발성 과다수면증 환자들에게 유망한 치료제라는 믿음을 강화시켜준다”며 “1일 1회 정해지지 않은 시간에 복용하면 히스타민 작용에 의해 깨어나는(각성) 상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