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미국 머크(MSD)와 공동 개발 중인 ‘레블로질’(Reblozyl 성분명 루스파터셉트-aamt, luspatercept-aamt)이 성인 빈혈 동반 골수이형성증 치료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았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레블로질은 과거에 적혈구생성촉진제(erythropoiesis stimulating agent, ESA)를 사용한 전력이 없고, 정기적인 적혈구 수혈을 필요한 초저도(超低度, very low)에서 중등도(intermediate) 위험성에 이르는 골수이형성 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s, MDS)을 나타내는 성인 빈혈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케 됐다.
레블로질은 2019년 11월 정기적인 적혈구 수혈을 필요로 하는 성인의 베타지중해빈혈(beta-thalassemia) 치료제로 허가된 데 이어, 2020년 4월에는 기존 ESA 치료에 실패한데다 8주 이상 2단위(units) 이상의 적혈구 수혈이 필요하고, 증상이 초저도에서 중등도에 이르면서 환상(環狀) 철적모세포를 동반하는 성인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with ring sideroblasts, MDS-RS) 치료제, 골수증식성신생물-환상 철적모세포-혈소판증가증 동반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myeloproliferative neoplasm with ring sideroblasts and thrombocytosis, MDS/MPN-RS-T)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환상 철적모세포(Ring sideroblasts, RS)는 철이 함유된 미토콘드리아가 적혈구 핵주위에 고리를 형성한 형태의 적혈구 전구체를 말한다. MDS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적혈구는 철이 없으면 충분한 산소를 전신에 공급할 수 없는데 이에 쓰이지 않은 철이 골수에 축적되면 비정상적인 환상 철적모세포를 만들게 된다. 이는 미성숙 적혈구로서 핵(미토콘드리아는 핵의 일부)이나 세포 중심의 주위가 철로 둘러싸인 모습을 띤다.
이번 승인은 ESA를 투여하지 않은, 수혈이 필요한 빈혈을 동반한 MDS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MDS의 1차 치료제로서 빈혈이 있는 환자에게 수혈치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적응증 승인은 3상 ‘COMMANDS’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중간분석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임상에서 레블로질을 ESA제제의 일종인 ‘에포젠’(에포에틴 α, epoetin alfa)과 비교했을 때 환상 철적모세포 수치와 무관하게 적혈구 수혈 비의존성(RBC transfusion independence, RBC-TI) 및 헤모글로빈 수치의 증가 측면에서 효능의 비교우위가 입증됐다.
이는 MDS로 인한 만성 빈혈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좀 더 이른 단계에서 한층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레블로질을 투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MD앤더슨암센터 골수이형성증후군 연구실의 기예르모 가르시아-마네로(Guillermo Garcia-Manero)박사는 “ESA를 포함한 저위험도 MDS 환자를 위한 현행 표준요법제는 빈혈 증상을 조절하는 유익성이 제한적”이라며 “6~18개월 지속된 치료에서 환자 3명당 1명 꼴로 빈혈에 대한 치료반응을 보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COMMANDS 임상 결과 레블로질 투여군은 12주차 이후에 수혈 비의존성에 도달하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증가한 비율이 에포진 투여 대조군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번 승인은 저위험도 MDS 환자에게 중요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임상에서 레블로질 투여군은 58.5%가 12주차 이후에 적혈구 수혈 비의존성에 도달했으며 처음 24주 이내에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가 최소한 1.5g/dL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1차 평가지료를 충족했다. 반면 에포젠 투여 대조군은 수혈 비의존성 도달률이 31.2%에 그쳤다.
임상시험 도중 피험자의 10%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설사, 피로, 고혈압, 말단부위 부종, 구역, 호흡곤란 등이었다.
BMS의 웬디 쇼트-바티(Wendy Short-Bartie) 부회장 겸 미국 혈액질환‧세포치료제 부문 대표는 “이번 적응증 추가 승인은 빈혈 동반 MDS 환자를 위해 노력해온 BMS가 중요한 성과”라며 “지속적이면서 더 효과적이고 사용이 간편하고 투여빈도를 낮춘 치료대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레블로질은 3주마다 1회씩 피하주사하게 돼 있다.
COMMANDS 임상결과는 지난 6월 2~6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아울러 같은 달 8~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유럽 혈액협회(EHA) 학술회의 본회의에서 발표됐으며, 의학 학술지 ‘란셋’에 동시에 게재됐다.
BMS는 세엘진을 2019년 1월초 740억달러에 인수했고, 세엘진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인 액셀러론파마(Acceleron Pharma)와 공동으로 레블로질을 공동 개발했다. 원개발사인 엑셀러론파마가 2021년 9월말 115억달러에 MSD에 인수되면서 MSD도 레블로질에 대한 동일 지분을 갖게 됐다. 양사는 2021년 11월 제휴관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마켓에서 공동으로 개발‧발매를 진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