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미국의 의약품 전문 시장분석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지난해 6월에 내놓은 2028년 글로벌 제약업계 전망을 수정하면서 매출 1위 예상기업으로 로슈를 꼽았다.
이유는 로슈가 기존 항암제 강자인 ‘허셉틴’ 및 ‘아바스틴’에 이어 앞으로도 면역관문억제제 항암제 ‘티쎈트릭’(Tecentriq),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Ocrevus),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Vabysmo)를 통해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에 따라 작년 6월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던 애브비는 미국 머크(MSD)에 이은 3위로 밀려났다. MSD는 면역관문억제제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앞세워 작년 4위에서 2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다만 1~3위간 격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3개 기업은 각각 약 620억~650억달러의 연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다른 기업들을 크게 제치고 ‘프리베나’ 폐렴구균 백신. 코로나19 백신 등을 통해 전문의약품 매출 1위를 차지했던 화이자는 5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앤드존슨그룹(얀센 포함)은 3위에서 4위로 밀렸다. 이밖에 노바티스 6위, 아스트라제네카 7위, 사노피 8위, 노보노디스크 9위, 릴리 10위로 랭크됐다.
4위에서 8위까지의 기업은 2028년에 각각 540억~60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상위 10대 제약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노보노디스크와 과거 10위권에 들었다가 밖으로 밀려난 릴리의 재진입이 주목된다.
노보노디스크는 2형 당뇨병치료제 및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릴리는 같은 적응증(비만치료제는 심사 중)의 ‘마운자로’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및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을 제치고 10위권에 진입한 게 주목된다. 작년 조사에서 BMS와 GSK는 각각 9위, 10위였다.
9위와 10위인 노보노디스크와 릴리는 각각 450억~500억달러 수준의 연매출이 예상된다.
이밸류에이트파마는 2028년 예상 10대 의약품도 선정했다. 키트루다가 압도적으로 2028년에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부터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휴미라’를 제치고, 2030년까지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인 BMS의 ‘옵디보’(Opdivo), 로슈의 티쎈트릭.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Imfinzi) 등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옵디보는 2030년 6위 품목으로 랭크됐다. PD-1 또는 PD-L1 억제제 매출은 2022년 400억달러에 달했으며 2028년에는 71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노피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인 ‘듀피젠트’(Dupixent)가 2위, 노보노디스크社의 ‘오젬픽’(Ozempic), 릴리의 마운자로가 각각 3위(175억달러 추정), 4위(170억달러 추정)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노피는 지난해 전망에서 3위, 오젬픽은 5위에 올랐었다.
키트루다는 2028년 300억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는 현재 피하주사형으로 개발 중인 키트루다 신제형 예상 매출이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에 비해 2위부터는 200억달러를 넘기는 품목이 없어 1위와의 격차가 크다.
노보노디스크社의 경우 2형 당뇨치료제 오젬픽,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 3개 제품의 매출이 2028년 330억달러에 달해 키트루다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키트루다와 달리 같은 면역항암제인 옵디보는 지난해 전망 2위에서 이번에 6위로 떨어졌다.
MSD의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은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진입, 9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전망에서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가 9위를 차지했다. 코미나티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5억달러에 그쳤으며 올해 총 매출액이 예상보다 10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화이자는 기대치를 낮췄다.
버텍스파마슈티컬스의 낭포성섬유증(CF) 치료제 ‘트리카프타’가 10위에 랭크됐다. 이 약은 CF 시장의 90%가량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해 10위 전망 의약품은 얀센의 BTK억제제 계열 혈액암 치료제인 ‘임브루비카’였다.
이밖에 5위 얀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다잘렉스’(Darzalex), 7위 애브비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스카이리치’(Skyrizi), 8위 길리어드사이언스 에이즈 치료제인 ‘빅타비’(Biktarvy) 등이 랭크됐다.